한국신용평가 분석…"캐피탈사 실적 전망도 부정적"
(서울=연합뉴스) 홍유담 기자 = 한국신용평가(이하 한신평)는 17일 올해 하반기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과 해외 대체 투자 관련 부실 위험성이 증권사와 캐피탈사의 신용도를 위협할 것이라고 밝혔다.
노재웅 한신평 실장은 이날 열린 온라인 세미나에서 "올해 하반기 증권업계는 실적 가변성이 확대될 전망"이라며 "기업금융(IB) 부문에서 PF 신규 거래가 감소하고 브릿지론 차환에 난항을 겪는 등 실적이 악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운용 부문에서는 금리 방향성에 따른 이익 변동성이 확대될 것"이라며 "다각화한 포트폴리오를 갖춘 대형사와 비교해 IB 부문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중소형사의 이익창출력 저하가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한신평에 따르면 자본 3조원 미만의 중소형 증권사의 올해 3월 기준 자기자본 대비 브릿지론 및 중·후순위 본 PF 대출 규모는 48% 수준으로, 대형사(22%)에 비해 부담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대형사의 경우 자기자본 대비 해외 부동산 익스포저(위험 노출액) 비중이 24%에 달해 중소형사(11%) 대비 위험성이 컸다.
노 실장은 "부동산 경기 둔화로 브릿지론 차환 부담이 커져 본 PF 엑시트 분양률(대출금 회수가 가능한 분양률)을 달성할 가능성이 작아졌다"며 "해외 상업용 부동산을 중심으로 금리 여건 등 차원에서 리파이낸싱(재융자) 부담도 커졌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금리와 부동산 시장의 불확실성이 지속돼 이익 안정성이 크게 훼손되거나 투자자산 부실화 등 위험 관리가 미흡한 업체는 신용도 하방 압력이 커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해외 대체투자의 경우 미래에셋증권[006800]과 하나증권, 메리츠증권, 대신증권[003540] 등이 자기자본 대비 익스포저 비율이 높아 점검이 필요한 것으로 꼽혔다.
부동산 PF의 경우 하이투자증권과 다올투자증권[030210] 등의 부실 위험이 높다고 분석됐다.
캐피탈업계 역시 PF 부실화 등의 영향으로 향후 실적 전망이 부정적인 것으로 평가됐다.
노 실장은 "캐피탈사들은 조달 비용 상승과 부동산 금융을 중심으로 한 영업환경 저하로 지난해 1분기 이후 실적 저하가 지속하고 있다"며 "다른 업종보다 건전성 지표가 빠르게 저하하고 있어 적극적인 리스크관리와 포트폴리오 재점검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또 "조달 비용 상승, 자금시장 변동성 확대 등 비우호적인 조달 여건으로 유동성 지표 또한 저하하고 있다"며 "업황 회복이 빠르지 않을 것으로 예상돼 향후 실적 전망은 부정적"이라고 봤다.
특히 신용등급 A등급 이하의 캐피탈사의 경우 1개월 연체율이 지난해 말 1% 수준에서 올해 3월 3%로 상승했고, 1년 미만의 단기 차입 비중 역시 2021년 6월 43%에서 55%로 늘어나는 등 재무 악화가 두드러졌다.
한국투자캐피탈과 키움캐피탈은 부동산 경기에 따른 실적 변동성과 유동성 대응능력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다고 언급됐으며 오케이캐피탈의 경우 영업자산 회수율과 추가 부실 발생 규모, 계열사들의 재무 지원 계획 등이 집중적으로 점검될 예정이다.
ydhong@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