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그너 연계채널 영상에선 "이달 30일 러 남부 바그너 본기지 폐쇄"
(서울=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 무장반란을 일으켰던 러시아 바그너 그룹의 용병들이 추가로 벨라루스에 진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17일(현지시간) AP 통신은 벨라루스 군사활동 감시단체 '벨라루스 하준 프로젝트'를 인용해 러시아 국기와 바그너 휘장을 내건 차량 100여 대가 벨라루스에 입국해 벨라루스 정부로부터 제공받은 캠프 쪽으로 이동했다고 보도했다.
차량에는 대형 트럭과 건설장비를 실은 트레일러가 포함돼 있다고 한다.
바그너 용병들의 벨라루스행은 지난주 이후 세 번째라고 이 단체는 설명했다.
벨라루스 국방부는 지난 14일 바그너 그룹 용병들이 수도 민스크에서 동남쪽으로 90㎞가량 떨어진 소도시 아시포비치 인근 군사 지역에서 벨라루스 장병들을 교육하고 있다면서 용병들이 교관으로 참여하는 훈련 영상을 공개한 바 있다.
바그너그룹의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벨라루스에서 용병들의 캠프에 머무는 모습을 보여주는 사진이 공개되기도 했다.
또한 바그너 그룹과 연계된 한 메신저 앱 채널은 이날 러시아 남부 크라스노다르주에 있는 바그너 그룹 본 기지에 러시아 국기와 바그너 그룹 깃발이 내려진 영상을 올리면서 이곳이 이달 30일 전면 폐쇄될 것이라고 전했다.
영상에 등장한 용병 한 명은 바그너 그룹이 '새로운 장소'로 이동할 것이라고 말하며 지역을 특정하지 않았다.
프리고진은 반란 하루 만인 지난달 24일 용병단에 대한 사면과 벨라루스행 허용을 조건으로 모스크바에서 병력을 철수하기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합의했다.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이 합의를 중재했다.
벨라루스 국방부는 자국에 있는 바그너 병력 규모를 상세히 밝히지 않고 있다.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은 앞서 바그너 그룹의 벨라루스행에 대한 결정은 프리고진과 러시아 정부에 달렸다고 말했으며, 크렘린궁은 이와 관련한 언급을 별달리 내놓지 않고 있다.
루카셴코 대통령은 바그너 그룹의 주둔으로 벨라루스가 불안정해질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 선을 그었지만, 벨라루스 안보 기관에 바그너 그룹의 활동을 주시하도록 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벨라루스의 정치 분석가 발레리 카르발레비치는 "루카셴코는 아주 조심성 있는 정치가이고 바그너 그룹의 돌발행동을 우려해 밤낮으로 이를 통제할 방법을 찾을 것"이라며 "벨라루스 안보당국은 이제 바그너 그룹이 벨라루스에서 자율 행동을 하지 못하도록 하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실제로 루카셴코 대통령은 이날 벨라루스 검찰총장과 만나 군이 법을 전면 준수하도록 군에 대한 통제를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AP 통신은 전했다.
이런 가운데 루카셴코 대통령은 러시아와 합동 훈련소 운영에 관한 협정을 비준하는 법안에 서명했다고 벨라루스 대통령실이 이날 밝혔다.
타스 통신에 따르면 벨라루스 대통령실은 "벨라루스는 군인 합동 훈련소 설립과 운영에 관한 러시아와의 협정을 비준했다"며 "이 협정은 벨라루스와 러시아 내 군부대 기지에 훈련소를 설립, 운영하는 문제들을 규정하고 이들의 핵심 임무와 운영 보장을 위한 양국 국방부 간 협력 절차의 개요를 담는다"고 설명했다.
이 협정은 지난 3월 28일 체결된 것으로, 양국 내 절차 완료가 서면 통지되는 날 발효된다고 타스 통신은 설명했다.
벨라루스 국방부는 지난해 11월 양국 합동 훈련소가 벨라루스에 2곳, 러시아에 1곳 등 총 3곳 운영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cheror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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