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에노스아이레스=연합뉴스) 김선정 통신원 = 아마추어 축구 경기 중 심판을 폭행한 윌리암스 알렉산더 타폰(24) 선수가 살인미수죄로 기소된 직후 지난밤 숨진 채 거리에서 발견되어 아르헨티나 사회가 충격에 빠졌다고 클라린, 인포바에 등 현지 언론이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타폰은 지난 주말 아마추어 축구 경기 도중 심판 얼굴을 가격한 후 그의 머리를 발로 찼으며, 그의 이러한 행동은 동영상으로 퍼져 SNS상에서 뭇매를 맞았다.
그는 TV 인터뷰에서 경기 초반부터 심판이 노골적으로 상대 팀의 반칙은 모르는 척하며 여러 차례 항의에도 불구하고 못 봤다고 변명만 하는 태도에 화가 많이 났었다며 자기 팀 선수를 퇴장시키자 감정을 억누르지 못하고 폭발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한 바 있다.
타폰은 인포바에에 "이미 아리엘 파니아구아 심판에게 죄송하다고 사과했는데도 심판은 나를 신고하지 않는 대가로 30만페소(약 140만원)를 요구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TV 인터뷰 후 타폰이 살인미수죄로 기소됐다는 소식이 전해졌으며, 그 후 몇시간 만에 그는 자신이 살던 집 근처 역 부근에서 사망한 채 발견됐다.
경찰은 그가 머리에 총상을 입었으며, 모든 정황으로 봤을 때 타살은 아니라고 했다. 그러나 사용된 총은 아직 발견되지 않았다.
타폰은 극단적 선택을 하기 전 "감옥에 갇혀 지내게 되면 가족들이 매일매일 수년간 고통을 받을 텐데 그것보다는 한꺼번에 모든 고통을 받는 게 낫지 않겠냐"는 요지의 메시지를 가족들에게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부인은 "그가 총을 어디서 구했는지 모르겠고, 저녁 식사를 준비하라고 하고 나갔는데 극단적 선택이라니 믿어지지 않는다"고 말했다고 인포바에 전했다.
타폰의 가족들이 언론에 제공한 메신저 대화 내용에는 피해자인 파니아구아 심판이 간접적으로 합의를 하지 않으면 신고할 거라고 협박한 내용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족들은 파니아구아 심판이 전화 통화로 정확한 금액까지 제시했다고 폭로했다.
지인들은 수도 배수공으로 일하는 24세 두 아이의 가장인 타폰이 경제위기 속에서 그만한 금액의 돈을 어디서 구할 수 있었겠냐면서 분노했다.
피해자였던 파니아구아 심판이 금품을 요구했고, 이 와중에 가해자였던 타폰 선수가 극단적 선택을 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논란은 새 국면으로 접어든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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