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화 가치 하락에 채권수익률도 저조
"美금리·연준에 집중"…美 ETF, 인도 투자가 中 3배
(서울=연합뉴스) 차병섭 기자 = 최근 신흥국 자산시장의 상승세에도 불구하고 중국 시장은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으며, 신흥국 대비 중국 증시의 성적이 적어도 24년 만에 가장 저조하다는 평가가 나왔다.
18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중국 증시를 추종하는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중국 지수는 올해 들어 4.3% 하락한 반면 MSCI 신흥국 지수(중국 제외)는 14% 넘게 올랐다.
MSCI 신흥국 지수(중국 제외) 대비 MSCI 중국 지수 비율은 올해 들어 16.2% 하락해 2008년(-14.5%)과 2016년(-15.7%) 같은 기간의 하락 수준을 뛰어넘었다. 이는 최소 1999년 이후 상대적으로 가장 저조한 성적이라는 게 블룸버그의 설명이다.
또 신흥국 통화를 추종하는 MSCI 지수는 올해 들어 2.6%가량 올랐지만 달러 대비 위안화 가치는 4% 가까이 하락하면서, 신흥국 통화지수 대비 위안화 가치는 16년 만에 최저로 내려갔다.
채권시장 상황도 비슷해, 지난 2월 중국의 느린 경기 회복세에 따른 실망감에 매도세가 커진 영향 등으로 중국의 달러채권 투자 수익률(-1.7%)이 78개 신흥국 가운데 11번째로 좋지 않은 상태다.
최근 들어 중국의 2분기 GDP 증가율(+6.3%)이 시장 전망치(+7.3%)를 밑돌고 느린 경기 회복세 속에 디플레이션(물가 하락) 경고음이 커지는 가운데, 월스트리트 투자은행(IB)들은 올해 중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낮춰잡고 있다.
씨티그룹·JP모건은 전망치를 기존 5.5%에서 5%로, 모건스탠리는 기존 5.7%에서 5%로 하향 조정했고, 중국의 부동산 경기가 식으면서 일각에서는 중국 당국이 올해 성장률 목표로 제시한 '5% 안팎' 달성 가능성에도 의문을 표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달 들어 MSCI 신흥국 증시 지수가 3.3% 오르고 MSCI 신흥국 통화지수는 1.6% 상승해 월간 기준 연중 최고치를 향해 가고 있지만, 중국 시장은 힘을 받지 못하고 있다.
블룸버그는 올해 들어 위험자산 시장에서 중국의 중요성이 떨어지고 있다면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등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면서 중국 수요 둔화의 영향이 상쇄됐다고 평가했다.
젬코프 자산운용의 사이먼 키하노-에반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의 초고속 성장기는 지나갔고, 인구 증가가 정체되면서 경제 성장이 잠시 쉴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신흥시장은 연준의 매파 기조 완화 기대와 내년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에 집중하고 있으며, 덕분에 중국 거시경제 지표에 대한 실망감을 상쇄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블룸버그는 장기적으로는 신흥국 시장에서 중국의 중요성이 여전하겠지만 단기적으로는 비중이 줄고 있다면서, 지난주 미국 상장지수펀드(ETF)의 인도 투자액이 중국의 3배에 이르는 등 자본 흐름도 중국을 외면하고 있다고 봤다.
bsc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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