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강진욱 기자 = 러시아 용병단 바그너그룹의 수장인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2019년 리비아에서 있었던 바그너 용병의 일가족 피살 소송에서 피고인중 하나로 지목됐다.
18일(현지시간)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리비아 국적의 한 남성은 이날 워싱턴주 연방지방법원에 프리고진 등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이 남성은 2019년 리비아에서 일가족 중 남성 3명이 피살된 것과 관련해 당시 리비아에 주둔 중이던 바그너 용병과 함께 프리고진을 피고인으로 지목했다.
이 남성은 당시 총격에서 가까스로 살아남았다고 주장하고, 인권 단체인 리비아계미국인연합(LAA) 지원으로 이번 소송을 제기했다.
이 소송은 미국 정부가 1991년 제정한 고문피해자보호법에 근거한 것으로, 미국인이 아니어도 원고가 될 수 있다.
법원에 제출된 서류에 따르면 당시 이 리비아 남성은 다른 가족 4명과 함께 2019년 9월 23일 수도인 트리폴리 인근에서 차를 몰고 가다가 무장 괴한들에게 저지 당했으며, 아버지와 형 등 3명이 총격 피살됐다.
그는 괴한들이 아랍어를 알아듣지 못했고, 군사 훈련을 제대로 받은 듯했다며 이들이 바그너그룹 소속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WP는 미국에 프리고진의 등록된 재산도 없고, 러시아나 러시아의 동맹국으로 프리고진에게 은신처를 제공할 수도 있는 벨라루스의 협조를 기대할 수도 없는 상황에서 이번 소송이 프리고진에 어떤 영향이 있을지는 알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이 소송을 통해 최근 몇 년 새 계속 보고되고 있는 바그너 용병들의 인권 침해 행위을 도마 위에 올릴 수는 있을 것이라고 WP는 짚었다.
LAA 관계자는 "리비아에서 활동한 바그너그룹 누구도 법적 책임을 면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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