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로=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여성의 복장 단속을 다시 강화한 이란 당국이 단체 사진에 포함된 히잡 미착용 여성을 이유로 현지 최대 온라인 상거래 업체의 사무실을 폐쇄했다.
24일(현지시간) 이란 개혁 성향 신문 샤르그 등에 따르면 당국은 현지 최대 온라인상거래 사이트 운영업체 디지칼라(Digikala)의 사무실 가운데 한 곳을 폐쇄했다.
다만, 디지칼라의 웹사이트는 정상 가동되고 있다.
이번 조치는 디지칼라 웹사이트에 히잡 미착용 상태의 여성이 포함된 직원 단체 사진이 게시된 직후에 나왔다.
이란 사법부 웹사이트에는 문제의 사진과 관련된 민원이 쌓이고 있다는 언급이 있다.
디지칼라는 월간 활성 이용자(active user) 수 4천만명, 판매자 수 30만명이 넘는 이란 최대 온라인 상거래 사이트다.
미국을 비롯한 서방의 제재로 외국 온라인 쇼핑몰을 이용할 수 없는 이란인들은 이 사이트를 '이란판 아마존'으로 부르기도 한다.
이란에서는 지난해 9월 히잡을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22세 여성 마흐사 아미니가 경찰서에 붙잡혔다가 의문사한 것을 계기로 전역에서 반정부 시위가 이어졌다.
당국은 시위 참가자를 고문하거나 사형에 처하는 등 강경 대응했음에도 반발이 거세지자 지난해 12월 이슬람 율법에 따라 여성의 복장을 단속하는 '지도 순찰대'(가쉬테 에르셔드) 폐지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러나 당국은 끝까지 지도 순찰대를 폐지하지 않았고, 최근 공식적으로 활동 재개를 선언했다.
당시 사이드 몬타제르 알메흐디 경찰청 대변인은 "공공장소에서 히잡을 착용하지 않은 여성을 단속하고, 지도에 불응하는 사람을 체포할 것"이라며 "히잡을 쓰지 않은 채 찍은 사진을 온라인에 게시하는 것도 처벌 대상"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후 이란 당국은 히잡을 쓰지 않은 여배우가 등장하는 포스터를 문제 삼아 오는 9월 이란단편영화협회(ISFA)가 테헤란에서 열 예정이던 제13회 'ISFA 영화 페스티벌'을 개최를 불허했다.
지난주에는 공공장소인 장례식장과 카페 등지에 가면서 히잡을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여배우인 바란 코사리(37)와 샤거예흐 데흐한(44)이 기소되기도 했다.
meola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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