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한국은행은 25일 올해 2분기 우리나라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1분기 대비 0.6% 늘었다고 발표했다. 올해 1분기(0.3%)보다 성장률이 소폭 올랐다. 그런데 수출과 소비, 투자가 모두 마이너스를 기록한 가운데 수입이 수출보다 더 큰 폭으로 줄어든 덕에 GDP가 늘어난 '불황형 성장'을 기록했다. 정부의 예상대로 하반기에 상황이 더 좋아지는 '상저하고'의 경기 흐름이 가능할까 하는 걱정을 낳는다.
부문별 성장률을 살펴보면 민간 소비가 0.1% 줄었다. 음식과 숙박 등 서비스 소비가 주춤했기 때문이다. 민간 소비 증가율은 작년 4분기 -0.5%에서 올해 1분기(0.6%) 반등에 성공했지만, 두 분기 연속 성장하는 데는 실패했다. 수출이 부진할 때 우리 경제 성장에 버팀목 역할을 해온 민간 소비마저 성장세가 꺾인 것이다. 정부 소비도 1.9% 감소했다. 건설과 설비 투자도 각각 0.3%와 0.2%씩 마이너스 성장을 했다. 이런데도 2분기 성장을 기록한 것은 순수출(수출-수입) 덕분이다. 수출이 석유제품과 운수서비스 등이 줄어 1.8% 감소했지만 수입이 원유와 천연가스를 등을 중심으로 4.2%나 줄었다는 것이다. 실질 GDP는 크게 보면 민간·정부 소비, 투자, 순수출의 합인데 1분기와 비교해 수출보다 수입 감소 폭이 더 커 플러스(+) 성장할 수 있었다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한은은 이날 우리 경제가 올해 '상저하고' 흐름을 보일 것이라는 기존 전망을 이어갔다. 한은 관계자는 "2분기 마이너스로 작용한 방역조치 해제 기저효과, 5월 기상 여건 악화 등은 일시적인 요인"이라면서 "소비자심리지수가 개선되고 있어 향후 원만한 회복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은은 지난 5월 수정경제전망을 발표하면서 전년 동기 대비 올 상반기 0.8%, 하반기 1.8% 성장을 전망한 바 있다. 이날 발표 기준 상반기 0.9% 성장을 기록한 만큼 하반기 성장률이 1.7%만 기록해도 연간 1.4% 성장 목표치를 달성할 수 있다고 한은은 내다봤다.
이런 전망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민간 소비마저 꺾인 상황에서 한국 경제의 동력인 수출이 하반기에 호전돼야 한다. 하지만 지금으로선 그 가능성은 커 보이지 않는다. 월간 기준 수출이 작년 10월부터 지난달까지 9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간 데다 이달 1∼10일 수출액 통계도 작년 같은 기간보다 14.8% 감소했다. 무엇보다 우리의 최대 교역국인 중국의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효과가 기대보다 저조한 것이 하반기 전망을 어둡게 한다. 올 2분기 중국의 GDP 성장률이 6.3%를 기록했는데, 이는 시장 전망치 평균 7.1%를 밑돌았다. 하반기 우리 경제의 성장세를 낙관만 할 일은 아닌 듯하다. '불황형 성장'에서 탈피하기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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