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11번째 인상 통해 금리상단 5.5% 만들 가능성…2001년 후 최고
'침체 우려에도 추가 인상 vs 이번이 마지막' 갈림길
(서울=연합뉴스) 차병섭 기자 =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이번 주 기준금리를 올릴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인 가운데, 연준이 그 다음 행보와 관련해 시장에 어떠한 신호를 보낼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연준은 25∼26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열고 기준 금리를 결정한다.
연준이 앞서 연내 2차례 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한 가운데,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FFR) 선물 시장에서는 이번에 0.25%포인트 인상을 통해 금리 상단을 5.5%로 만들 가능성을 98.3%로 보고 있다.
이는 지난해 3월 이래 11번째 금리 인상으로, 2001년 1월 이후 가장 높은 금리 수준에 해당한다.
관심은 이번 금리 인상을 마지막으로 보는 시장 견해가 다수인 상황에서, 연준이 이번 FOMC 회의 성명서나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기자회견을 통해 향후 금리 행보에 대해 어떠한 메시지를 내놓을지다.
최근 인플레이션 지표가 일부 진정세이고 금리를 계속 올리면 경기 침체 확률이 높아지지만, 여전히 경제가 탄탄하고 노동시장에서 여전히 수요가 공급을 초과하는 만큼 임금 인상이 물가를 밀어 올릴 가능성이 여전한 상황이다.
그런 만큼 파월 의장이 향후 경제지표에 따라 연내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열어놓는 등 신중한 모습을 보일 가능성이 거론된다.
미 CNN방송은 최근 연준이 직면한 상황이 2006년과 유사하다고 평가했다.
연준은 2004년 6월부터 2006년 6월까지 17차례 연속 기준금리를 올린 뒤, 2006년 8월 동결한 바 있다.
당시 주택시장에 하강 신호가 나타났지만 어느 정도일지 가늠하기에는 일렀고 인플레이션이 개선됐지만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는 연준 목표치(2%)를 웃도는 상황이었다.
당시 인플레이션이 목표치보다 높은 상황에서 금리를 동결할 경우 인플레이션이 고착화돼 결과적으로 금리를 더 높게 올릴 가능성이 거론되기도 했다.
하지만 연준은 이후 이 수준을 유지하다가 글로벌 금융위기를 목전에 둔 2007년 9월부터 연달아 금리를 인하했고, 다음 금리 인상은 금융위기 여파에서 회복되었다고 판단된 2015년까지 미뤄졌다.
매사추세츠공대(MIT) 아타나시오스 오르파니데스 교수는 연준이 과거 사례를 참고하는 것은 흔하다면서, 연준이 2005∼2007년 당시 상황을 볼 것이라고 평가했다. 지금과 그때 모두 높은 인플레이션 속에 긴축이 필요한 시기라는 것이다.
오스탄 굴스비 시카고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도 지난달 인터뷰에서 연준이 2006년 상황의 데자뷔를 경험하고 있다고 말하면서도, 코로나19 불황 등 그때와 다른 점을 언급한 바 있다.
예일대 윌리엄 잉글리시 교수는 과거 결정을 참고하는 것이 도움이 되겠지만 2006년 사례만으로 결정하기는 불충분하다면서 1994∼1995년 등 여러 사례를 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1980년대 초 인플레이션 대응에 대한 언급도 지속적으로 제기된다.
한편 KPMG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다이앤 스웡크는 연준이 2021년 인플레이션이 일시적이라고 오판했던 적이 있는 만큼, 너무 빨리 인플레이션과의 싸움에서 승리를 선언해 시장에 혼란을 주기를 원하지 않는다고 폭스비즈 인터뷰에서 말했다.
이어 금융시장이 이번이 마지막 인상일 가능성을 선반영해 상승할 경우 인플레이션을 자극할 우려가 있다면서 "연준이 인플레이션뿐만 아니라 금융시장과도 싸우게 된다"고 평가했다.
찰스슈와브의 캐시 존스 전략가는 CNBC방송 인터뷰에서 "이번에 금리를 올리지만 이후 잠시 멈춰서서 상황을 보겠다는 신호가 나올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마지막이라는) 약속은 없을 것이다. 연준이 (추가 인상) 선택지를 포기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bsch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