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 "생산비 40% 절감"…스텔란티스 "중국과 같은 무기로 맞설 것"
포드, 전기 트럭 가격 인하…생산 확대 계획엔 차질 전망
(서울=연합뉴스) 김영현 기자 = 서구 자동차 산업이 중국 업체의 공격적인 전기차 판매 확대에 대응하기 위해 비용 절감 등 대책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2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프랑스 자동차기업 르노는 전기(EV)차 모델 생산 비용 40% 절감을 목표로 내세웠다.
르노의 재무책임자 티에리 피에통은 이날 "가격 경쟁을 방어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자체 개발 및 제조 비용을 줄이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에 대해 루카 데 메오 르노 최고경영자(CEO)도 이런 절감 목표 시행은 2027년부터지만 원자재 가격 하락 덕분에 올해 하반기부터 생산 비용이 상당히 낮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르노 경영진이 생산비 대폭 절감 목표를 밝힌 것은 최근 전기차 산업 내 가격 인하 경쟁이 매우 치열하기 때문이다.
특히 비야디(BYD), 상하이자동차(SAIC) 등 중국 기업의 공세가 거세다.
이들 기업은 저렴한 인건비와 자국 배터리 공급업체의 지원 등에 힘입어 전기차 시대로의 전환에 막대한 금액을 투자해왔다.
그 결과 특히 유럽 시장 점유율이 크게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컨설팅업체 이노베브에 따르면 지난해 유럽 전기차 시장 내 중국 업체의 점유율은 9%로 그 전년도보다 두 배 가까이 늘었다.
중국 업체에 대한 위기감은 다른 자동차 업체에서도 감지된다.
카를로스 타바레스 스텔란티스 CEO는 전날 중국 업체와의 경쟁이 매우 잔혹할 것이라며 "그들의 가격경쟁력은 우리보다 25% 앞선다"고 말했다.
타바레스 CEO는 "우리는 싸워야 한다"며 중국의 압박을 '침공'(invasion)으로 표현하기도 했다.
그는 중산층에 적절한 가격으로 차를 팔면서 계속 이익을 내기 위해서는 자체 비용 절감망을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타바레스 CEO는 중국 경쟁사와 '같은 무기'를 사용할 필요가 있다며 "저비용 국가에서 부품을 끌어오고 에너지·비용·무게를 최적으로 조합할 수 있는 배터리 공급업체와 협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스텔란티스는 푸조, 크라이슬러, 피아트, 마세라티, 지프, 시트로엥 등의 브랜드를 가진 거대 완성차 그룹이다.
미국 포드자동차는 최근 전기 픽업트럭 F-150 라이트닝 전체 모델의 가격을 최소 6천달러(약 768만원)에서 최대 1만달러(약 1천280만원) 가까이 인하하기도 했다.
이번 결정은 지난해 미국 전기차 시장 2위에 올랐던 포드가 올해 상반기 5위로 미끄러진 것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나왔다.
이런 와중에 포드는 전기차 생산 목표 달성에도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포드는 이날 2024년 중반 연간 60만대의 전기차 생산이 예상된다고 밝혔는데 이는 애초 목표 시한이었던 올해 말보다 상당히 늦어진 것이다.
포드는 앞서 2026년 말까지 연간 200만대 이상의 전기차를 생산할 계획이라고도 말했지만, 이 목표 달성 역시 불투명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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