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강 해임 직후 중앙당교 기관지 논평…배경에 관심
(선양=연합뉴스) 박종국 특파원 = 중국 공산당 중앙당교(黨校) 기관지가 친강 외교부장 해임 직후 젊은 간부들은 욕망을 통제하고 유혹을 이겨내며 탈선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고 대만 중앙통신사가 28일 보도했다.
공산당 중앙당교 기관지인 학습시보는 지난 26일 자 신문 1면에 '젊은 간부는 직위에 맞는 덕과 재능을 겸비해야 한다'는 제목의 논평을 게재했다.
이 논평은 시진핑 총서기가 최근 중앙당교 교육 개막식에서 "젊은 간부가 동량지재(棟梁之才·집안이나 국가의 기둥)가 되려면 직위에 맞는 덕과 재능을 갖춰야 한다"고 밝혔다고 소개했다.
이어 "이는 신시대 당과 국가사업 발전을 위한 분명한 요구이자 젊은 간부들이 성장할 수 있는 방향을 제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젊은 간부들은 공덕(公德)을 지키고, 사사로움을 엄격히 다스리며 올바른 권력관과 업적에 대한 목표 의식, 사업관을 확립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또 간부들의 덕목은 정치적 시험 앞에서 자신의 욕망을 통제하면서 확고한 목적의식을 갖고, 자신의 업무에 대해 극한의 책임을 지며, 갖가지 유혹을 이겨낼 수 있는지로 평가된다고 강조했다.
특히 "젊은 간부들은 어떠한 상황에서도 방종하거나 탈선하지 말아야 하며, 규율을 지키고 자중하면서 국민을 행복하게 하는 항구적인 동력을 유지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 논평은 한 달간 공식 석상에서 사라져 다양한 추측이 제기됐던 친강 외교부장이 지난 25일 해임된 지 하루 뒤에 나왔다.
이 때문에 친강을 거명하지는 않았지만, 이 논평이 그의 면직을 염두에 둔 것일 수 있다는 관측이 가능해 보인다.
중국 외교부는 친강이 공식 석상에서 사라진 이유에 대해 건강상의 이유라고 밝혔으나, 중병설, 간첩설, 불륜설, 구금설 등 그를 둘러싼 다양한 추측이 난무했다.
이런 상황에서 나온 학습시보의 논평은 그의 면직이 단순히 건강상의 문제가 아니라 모종의 다른 심각한 문제가 있는 것 아니겠느냐는 관측을 낳게 한다.
중국 당국은 여전히 친강의 해임 사유를 밝히지 않고 있다.
또 외교부장에서 면직된 뒤에도 그가 국무위원직과 공산당 중앙위원회 중앙위원(총 205명)직은 그대로 유지해 의문이 이어지고 있다.
중국의 이른바 '늑대전사(전랑) 외교'를 상징하는 인물인 친강은 시진핑 국가주석의 총애 속에 작년 12월 56세의 젊은 나이에 왕이 정치국 위원 후임으로 외교부장에 임명됐다.
이어 올해 3월에는 국무위원으로 승격되면서 승승장구했지만, 취임 7개월 만에 면직돼 중국 공산당 집권 이후 '최단명 외교부장'으로 기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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