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지불금 납입 비율·금리 인하 수혜…주거 개선용 교체 구매세 면제
(선양=연합뉴스) 박종국 특파원 = 중국이 장기 침체의 늪에 빠진 부동산 시장을 살리기 위한 구체적인 정책을 제시했다.
28일 중국 관영 통신 신화사에 따르면 니훙 주택도시농촌건설부장은 최근 국유·민간 부동산 기업 관계자들과의 좌담회에서 부동산 시장 부양 방안을 밝혔다.
무주택자 기준을 완화해 주택 담보 대출 금리와 첫 지불금 납입 비율 우대 혜택을 주겠다는 것이다.
니 부장은 우선 소유 주택을 이미 처분한 무주택자가 주택을 구매할 경우 생애 첫 주택 장만으로 인정, 이에 따른 각종 혜택 부여를 약속했다.
중국은 생애 첫 주택과 두 번째 이상 다주택에 대한 주택 담보 대출 금리와 첫 지불금인 서우푸(首付) 납부 비율을 차등 적용해왔다.
상하이와 베이징의 경우 생애 첫 주택 담보 대출 금리는 각각 4.55%, 4.75%인 반면 두 번째 주택 담보 대출 금리는 공히 5.25%를 적용하고 있다.
이미 소유 주택을 처분해 무주택 상태라면 과거 몇 차례 주택을 구매했는지와 관계 없이 첫 생애 주택 구매자에게 주는 금리 인하 혜택을 적용받게 되는 것이다.
또 생애 첫 주택 구매의 경우 베이징과 상하이 기준 서우푸 비율은 35%인 반면 두 번째 이상 주택 구매의 서우푸는 각각 80%와 70%에 달한다.
따라서 생애 첫 주택 구매로 인정되는 무주택자들이 주택을 구매할 때 초기 자금 부담이 대폭 줄게 된다.
아울러 니 부장은 집이 좁거나 낡아 주거 개선을 목적으로 주택을 교체할 경우 주택 구매세를 면제하겠다고 밝혔다.
이렇게 되면 한 주택 보유자가 기존 주택을 처분하고, 새집을 장만할 경우 생애 첫 주택 구매자에게 부여하는 대출 금리 및 서우푸 우대 혜택과 함께 구매세도 면제받게 된다.
이런 조처는 자금 여력이 있는 중산층들의 진입 문턱을 대폭 낮춘 것으로,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부동산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현지 매체들은 관측했다.
니 부장의 발언은 부동산 규제 완화를 시사한 중앙정치국 회의 직후 나왔다.
앞서 시진핑 국가주석 주재로 지난 24일 열린 공산당 중앙정치국 회의는 "부동산시장의 수급관계에서 중대한 변화가 나타난 새로운 상황에 맞게 부동산 정책을 적시에 조정하고 최적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중국 지도부가 줄곧 강조해오던 '집은 거주하는 곳이지 투기 대상이 아니다"라는 경고성 문구가 중앙정치국 회의 발표문에서 빠져 부동산 정책 기조 변화를 예고한 바 있다.
중국 국내총생산(GDP)의 25%를 차지하는 중국 부동산 시장은 투기 과열을 잡기 위해 당국이 2020년 하반기 강력한 규제 조치를 내놓은 이후 장기 침체에 빠졌다.
이에 따라 국유 토지 매각에 크게 의존하는 지방정부들의 재정난이 심화했고, 부동산 개발업체들이 줄줄이 도산 위기에 직면했다.
이와 함께 중국 중산층 자산의 70%가 묶여 있는 부동산 시장 침체가 내수 부진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진단과 함께 경제 회복을 위해서는 부동산 시장을 살려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돼왔다.
pj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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