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안보도 좌우하는 머스크…'개인에게 권력' 우려 확산

입력 2023-07-30 01:16   수정 2023-07-31 1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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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안보도 좌우하는 머스크…'개인에게 권력' 우려 확산
우크라, 위성인터넷 '스타링크' 의존…작전에 영향력도



(뉴욕=연합뉴스) 고일환 특파원 = 억만장자 일론 머스크가 우주기업 스페이스X의 위성 인터넷 서비스 '스타링크'를 앞세워 글로벌 안보 분야에서도 영향력을 발휘하게 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개인 머스크가 안보 분야에서까지 사실상 권력을 행사하는 것이 적절하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확산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29일(현지시간) 머스크가 우주 공간에서 누구도 범접할 수 없을 정도의 권력을 행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NYT는 지난해 발생한 우크라이나 전쟁을 예로 들었다.
지난 3월 마크 밀리 미국 합참의장과 우크라이나군 총사령관인 발레리 잘루즈니 장군과의 회담에서 주요 안건 중 하나는 스타링크였다.
전쟁 발발 지역에서는 위성 인터넷 서비스인 스타링크를 제외하고 일반 인터넷 접속이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스타링크를 통해 현대전에서 필수 불가결한 요소가 된 인터넷 접속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길 원하는 우크라이나는 미국 정부의 협조를 원했다.
그러나 미국 정부도 사기업인 스타링크에 대해서는 영향력을 행사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실제로 머스크는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가 점령한 크림반도를 공략하는 상황에서 우크라이나군의 스타링크 접속 요청을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문에 우크라이나군은 현지 작전도 변경해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는 것이 소식통의 전언이다.


스타링크는 고도 540∼570km 사이 서로 다른 네 가지 궤도에 위성 수천 개를 촘촘하게 배치해 구축하는 네트워크다.
머스크는 2019년부터 네트워크 구축에 나섰고, 현재 약 4천500개의 위성이 궤도를 돌고 있다. 세계 각국이 운용하고 있는 인공위성 중 50% 이상에 해당하는 수치다.
머스크는 스타링크 위성의 수를 4만2천개까지 늘릴 계획이다.
NYT는 머스크가 전략자산인 위성 인터넷을 통해 사실상 권력을 행사하고 있는 데 대해 각국 정부가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머스크가 특정 지역이나 국가에 대한 인터넷 접속을 거부하거나 허가하는 것뿐 아니라, 위성 인터넷을 통해 전달되는 민감한 정보에 접근할 가능성도 있다는 이유에서다.
지난 18개월간 미국 정부에 머스크의 스타링크에 대한 우려를 표명한 국가의 수는 최소 9개국 이상인 것으로 전해졌다.
유럽연합(EU)의 경우 지난해 정보 주권을 이유로 스타링크에 대응하는 별도의 위성 인터넷 네트워크를 구축하기로 결정했다.
중국도 스타링크에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고 있다. 강력한 인터넷 검열 체제가 위성 인터넷 때문에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 때문으로 보인다.
중국은 올해 유엔에서 스페이스X의 인공위성이 우주공간 개발에 방해가 된다는 주장을 펼쳤다.
터키의 경우 올해 대지진 직후 사고지역에 위성 인터넷 접속을 허용하겠다는 머스크의 제안을 거부했다.
부정적인 뉴스가 정부 검열을 뚫고 확산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머스크의 제안을 거부했을 것이라는 게 터키 시민사회의 시각이었다.
koma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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