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연합뉴스) 김동현 특파원 = 미국 법원이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자신을 아돌프 히틀러에게 비유해 명예를 훼손했다며 CNN 방송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을 기각했다.
2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플로리다주 포트로더데일 연방법원의 라그 싱할 판사가 전날 이같이 판결했다.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작년 10월 법원에 CNN 방송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하고 4억7천500만달러의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CNN이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 사기 주장을 보도하면서 '큰 거짓말(Big Lie)'이라는 표현을 사용해 히틀러를 연상시켰다는 것이다.
이 표현은 선전 목적 등을 위해 진실을 완전히 왜곡한다는 의미로 히틀러가 자신의 저서 '마인 캄프'(나의 투쟁)에서 사용했다.
그러나 싱할 판사는 "CNN이 트럼프의 선거 주장과 관련해 '큰 거짓말'이라는 표현을 썼다고 해서 트럼프가 유대인이나 다른 집단의 박해와 대량 학살을 옹호한다고 암시했다고 볼 수 없다. 그 어떤 합리적인 시청자도 그렇게 관련짓지 않을 것"이라고 판결했다.
그는 CNN이 사용한 표현은 사실이 아닌 의견으로 명예훼손 소송의 대상이 될 수 없다며 소송을 기각했다.
싱할 판사는 트럼프 전 대통령 재임 기간 임명됐다.
그동안 트럼프 전 대통령은 CNN, 뉴욕타임스, 워싱턴포스트 등 자신에게 우호적이지 않다고 판단되는 언론을 대상으로 여러 소송을 제기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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