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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로=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가자 지구에 거주하는 팔레스타인 주민 수천 명이 이례적으로 통치 세력인 무장 정파 하마스에 대한 불만을 드러내며 시위를 벌였다고 AP 통신이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수천 명의 주민들은 폭염 속에 잦아지는 정전 등 취약한 생활 여건에 대한 불만을 표출했다.
일부 지역에서는 시위 참가자들이 하마스 깃발을 불태우기도 했다.
시위대는 "전기는 어디에, 가스는 어디에 있나, 부끄럽다" 등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시위를 조직한 것은 '비웃는 바이러스'라는 온라인 운동단체지만, 배후에 어떤 세력이 있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하마스가 철권 통치하는 가자지구에서는 이스라엘을 겨냥한 관제 시위가 종종 열리지만, 하마스를 정면으로 비판하는 시위는 매우 이례적이다.
최근 폭염 속에 하루 평균 4∼6시간 전력 공급이 중단되고, 아랍권 부국의 지원금으로 지급되는 급료의 일부를 하마스 측이 떼어가는 상황 등이 주민들을 자극했다는 분석도 있다.
하마스는 지난 2006년 치러진 팔레스타인 선거에서 압승했으나, 선거 결과를 둘러싼 논란 속에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이 주도하는 파타당을 밀어내고 가자 지구를 통치하기 시작했다.
이후 이집트와 이스라엘이 가자 지구를 봉쇄하면서 가자 지구의 경제 상황은 악화 일로를 걸었다.
소규모 농업과 관광산업을 제외한 대부분의 산업활동이 중단되면서 높은 실업률과 빈곤 속에 가자 지구의 국제사회의 자금 지원 의존도는 계속 높아지고 있다.
meola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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