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연합뉴스) 이정현 기자 = 방송통신위원회가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 권태선 이사장과 김기중 이사를 해임하는 절차에 착수하기로 했다.
방통위는 이르면 3일 오전 권 이사장과 김 이사에게 해임을 위한 청문 절차 개시를 통보할 예정이라고 2일 밝혔다.
방통위에 따르면 권 이사장의 해임 추진 이유는 MBC 경영에 대한 관리·감독을 게을리하고, 주식 차명 소유 의혹이 불거진 안형준 MBC 사장을 선임했다는 점이다.
김 이사는 안 사장의 주식 의혹과 관련한 방문진의 특별감사 때 참관인으로 참여한 점이 이유가 됐다고 방통위는 전했다.
만일 방통위가 일정대로 절차를 통보하면 권 이사장과 김 이사에 대한 청문은 이르면 14일께 진행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후 방통위는 전체회의를 열고 권 이사장과 김 이사에 대한 해임안을 의결할 것으로 보인다. 청문과 같은 주에 열릴 것으로 예상되는 이 회의에서는 남영진 KBS 이사장에 대한 해임 제청안과 정미정 EBS 이사에 대한 해임안도 같이 의결될 전망이다.
만일 권 이사장과 김 이사가 해임되면 방문진은 현재 야권 우세인 구도가 역전된다.
방문진은 모두 9명의 이사로 구성되는데, 현재 여권 이사가 3명, 야권 이사가 6명이다. 그러나 야권 이사 2명이 해임되고 이 자리에 여권 인사가 오면 5대 4로 바뀐다.
총 11명인 KBS 이사회도 해임된 윤석년 전 이사에 이어 이번에 남 이사장이 해임되고 공석이 된 두 자리에 여권 인사가 임명되면 기존 여야 4대 7에서 6대5로 정치적 구도가 뒤집힌다.
현재 방통위는 정부·여당에서 추천한 김효재 직무대행과 이상인 위원, 야당 추천인 김현 위원 총 3인 체제로, 김현 위원이 반대해도 여야 2대 1로 통과될 수 있는 구조다.
김현 위원은 공영방송 야권 이사들에 대한 해임 및 해임제청 추진에 반대하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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