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보도…5~6일 회의에 평화특사 리후이 파견할 듯
"전쟁 장기화·무장 반란에 불안감…평화중재 유인 커져"
(서울=연합뉴스) 최재서 기자 = 중국이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리는 우크라이나 평화회의에 참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2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유럽 및 미국 당국자들에 따르면 중국은 우크라이나전 중재 특사인 리후이 유라시아사무특별대표를 오는 5~6일 사우디 제다에서 열리는 평화회의에 파견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회의에는 전 세계 30여개국이 참석해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간 평화협정 방안에 대해 논의할 전망이다. 러시아는 참석 대상에서 제외됐다.
WSJ은 중국이 지난 6월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린 우크라이나 평화회의에는 참석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이번 회의가 중대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관측했다.
앞서 18개월간 이어진 전쟁에서 뚜렷한 승패의 신호가 감지되지 않으면서 러시아를 물밑에서 지원해온 중국의 입장은 점차 난처해지던 상황이었다.
이러한 가운데 러시아에서 예기치 못한 무장 반란까지 벌어지자 새로운 리스크가 발생했고, 중국은 평화회의를 관심 있게 바라보기 시작했다고 WSJ은 전했다.
특히 이번 회의에는 제이크 설리번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참석도 예상돼 미국과 중국이 전쟁과 관련해 얼굴을 마주할 보기 드문 기회가 될 수 있다.
다른 참석자들은 전쟁과 종전에 대한 중국의 입장에 대해 작은 힌트라도 얻어낼 수 있게 된다.
이날 러시아 국영 타스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평화회의를 '사기'라고 깎아내리며 반러 연맹 구축 시도라고 비난했다.
WSJ에 따르면 전쟁 장기화에 대한 중국의 우려는 지난달 겅솽 주유엔 중국 대표부 부대사의 발언에서도 이미 어느 정도 엿볼 수 있었다.
겅솽 부대사는 유엔총회에서 "평화 회담의 진전이 느리다"며 조속한 휴전과 정치적 해결책을 추진하기 위한 평화 회담 개최를 촉구했다.
그는 또 핵무기 사용을 포함한 전쟁의 위험성에 대해 장황한 집계를 늘어놓기도 했는데, 지난 3월 미국을 '러시아 포비아(공포증)'라고 비난한 것과 대비되는 관점이다.
인도 싱크탱크 탁샤실라연구소의 마노지 퀴왈라마니 중국 연구원은 "중국은 긴장 고조와 파급 효과를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에 따르면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최근 미국이 전쟁을 핑계 삼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영향력을 아시아로 확장하려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다만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긴밀한 관계는 중국이 평화 협상에서 '중립'을 내세우는 데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WSJ은 짚었다.
아시아사회정책연구소(ASPI)의 필립 코레 선임연구원은 "중국의 '12가지 평화 계획'과 친강의 유럽 방문에 그 누구도 감명받지 못했다"며 중국의 메시지가 아직 분명하지 않다는 점을 지적했다.
중국은 지난 2월 12개 조항으로 구성된 평화안을 발표한 바 있으며, 최근 해임된 친강 전 외교부장은 지난 5월 유럽 방문 기간 위기 해결을 위한 건설적 역할을 약속했다.
acui7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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