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세번째 법원 출석…"바이든, 대선 이길 수 없으니 박해"(종합3보)

입력 2023-08-04 07:32   수정 2023-08-04 11:51

트럼프, 세번째 법원 출석…"바이든, 대선 이길 수 없으니 박해"(종합3보)
잇단 기소 트럼프, '대선 결과 뒤집기' 관련 모든 혐의 무죄 주장
로이터 여론조사…공화 지지자 절반 "트럼프 감옥가면 투표 안해"



(워싱턴=연합뉴스) 김경희 특파원 = 2020년 대선 결과 뒤집기 시도 혐의로 추가 기소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3일(현지시간) 워싱턴DC 연방법원에 출석해 자신의 모든 혐의에 대해 무죄를 주장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뉴저지주 베드민스터에 위치한 자신의 골프 리조트에서 출발, 자가용 비행기로 워싱턴DC 인근의 로널드 레이건 공항에 도착했다.
이어 차량을 이용해 예정보다 다소 이른 오후 3시20분께 법원에 들어섰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공항에서 법원까지 출두하는 길에는 시위대와 취재진, 경찰이 한 데 몰렸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법정에서 연방 특검이 제기한, 미국에 대한 사기를 비롯해 투표권 침해·선거 진행 방해 등 4개 혐의에 대해 모두 무죄를 주장했다.
재판부는 이날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해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도록 승인하며 추가 범죄를 저질러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다음 심리는 오는 28일 오전 10시에 예정됐다.
1·6 의회 난입 사태를 조사해온 연방 특검은 지난 1일 대선 결과 뒤집기 시도 및 투표권 침해, 선거 진행 방해 등 혐의로 트럼프 전 대통령을 기소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미 기밀문서 반출 및 불법 보관과 관련해 연방법을 위반한 혐의로 검찰에 의해 두 차례 기소됐으며 이번이 세 번째다.
그는 앞서 지난 6월 마이애미 연방법원에서 열린 기밀문서 반출과 관련한 기소 인부 절차에서도 혐의 전반을 전면 부인한 바 있다.



이미 미국 역사상 전현직 대통령으로서 처음 기소된 불명예를 떠안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법원 출석은 이번이 세번째였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2016년 대선 직전 성인영화 배우와의 성추문을 막기 위해 입막음 돈을 제공한 혐의로 기소돼 지난 4월4일 뉴욕지방법원에 출석했고, 기밀문서 유출 및 불법보관 혐의로 기소된 뒤 지난 6월14일 마이애미 연방법원 법정에 섰다.
공화당의 유력 대선 주자인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에 대한 검찰의 잇단 기소를 유례없는 마녀 사냥이라고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DC 연방법원에 출두한 뒤 뉴저지로 돌아가는 비행기에 오르기 직전 "(오늘은) 미국에 매우 슬픈 날"이라면서 "공화당 경선에서 압도하고 있고, 바이든을 많이 앞서가는 사람에 대한 박해"라며 이번 기소를 '정치적 박해'라고 거듭 주장했다.
그는 "(선거에서) 승리할 수 없으면, 박해하거나 기소하는 일이 미국에서 다시 벌이지도록 해서는 안된다"고 말하기도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법원 출석에 앞서서도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글을 올려 "조작되고 부패하고 도둑맞은 선거에 저항했다는 이유로 구속되기 위해 나는 이제 워싱턴 DC로 향한다"며 '선거사기' 주장을 반복했다.
그는 법원 출석 하루 전인 전날에는 "매우 성공적인 전직 대통령이자 차기 대선 공화당 경선 및 본선 유력 후보자에 대한 전례 없는 기소는 전 세계에 지난 3년간 미국에서 벌어진 부패와 실패에 대해 일깨워줬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미국은 쇠퇴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우리는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 것이고, 이전보다 더 위대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번 기소로 정치적 타격을 입을지를 놓고는 의견이 엇갈린다.
잇단 민형사 기소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사법 리스크가 현실이 되고 있으나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금까지 당내 경선 여론조사에서는 오히려 지지도가 올라 다른 후보들을 압도하는 양상을 보여왔다.
반면에 미국 민주주의의 근본을 훼손했다는 지적이 제기되는 이번 사안의 심각성에 비춰보면 이번엔 상황이 다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로이터와 입소스가 기소 직후 이틀간 전국의 유권자 1천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트럼프 전 대통령이 중죄를 선고받아도 투표하겠느냐'는 질문에 공화당 지지자의 45%가 투표하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수감돼야 한다면 투표하겠느냐'는 질문엔 52%가 아니라고 답했다.
kyunghe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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