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리 선출 투표 연기되자 계획 변경…"귀국 예고는 정치적 술수" 비판도
(방콕=연합뉴스) 강종훈 특파원 = 오랜 해외 도피 생활 끝에 귀국을 선언한 탁신 친나왓 전 태국 총리가 또다시 귀국을 연기할 가능성이 커졌다.
귀국 시기를 놓고 여러 차례 말을 바꿨던 그는 의회의 차기 총리 선출이 이뤄지지 않자 오는 10일 귀국을 미룬 것으로 전해졌다.
4일 방콕포스트에 따르면 "프아타이당이 주도하는 연립정부가 구성될 때까지 탁신의 귀국이 연기될 것"이라고 당 관계자가 밝혔다.
이 소식통은 "귀국이 순조롭게 이뤄지도록 하기 위해 내려진 결정"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총선에서 전진당(MFP)에 이어 제2당이 된 프아타이당은 탁신이 절대적인 영향력을 가진 정당이다.
제1당 전진당의 피타 림짜른랏 대표가 의회 총리 선출 투표를 통과하지 못하고 낙마하면서 프아타이당이 정부 구성 주도권을 쥐게 됐다.
프아타이당은 전진당과 결성한 야권 연합을 깨고 차기 정부 구성에 나섰다. 왕실모독죄 개정 공약을 내건 전진당과 결별하면 보수 세력의 지지를 얻을 수 있어 집권이 유력하다.
애초 의회는 4일 총리 선출 투표를 실시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전날 헌법재판소가 피타 대표의 후보 재지명 불가에 대한 심리 여부 결정을 16일로 미루면서 총리 선출 투표도 연기됐다.
그러면서 탁신의 귀국 계획도 꼬였다. 탁신은 정치적인 고려 없이 귀국하겠다는 입장을 밝혀왔지만, 정치권에서는 프아타이당이 집권에 성공해야 탁신이 돌아올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했다.
일각에서는 그의 귀국 예고는 지지자들을 결집하고 프아타이당 집권에 유리한 국면을 조성하기 위한 정치적 술수일 뿐이라는 비판도 나왔다.
탁신은 애초 자신의 생일인 7월 26일 이전에 귀국하겠다고 밝혔으나 총선 후 정국 불안을 이유로 연기했다. 이후 막내딸인 패통탄 친나왓이 8월 10일로 귀국일을 못 박아 발표했으나 또 없던 일이 될 공산이 크다.
2001∼2006년 총리를 지낸 탁신은 쿠데타로 실각한 뒤 2008년 부정부패 등의 혐의로 재판을 앞두고 해외로 도피했다.
그는 총 12년 형을 선고받았고, 공소시효가 만료된 사건을 제외하면 10년형이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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