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은 빠른 진행 원하고 변호인은 시간 끌려 해
오는 28일 심리 때 판사가 향후 일정 결정할 듯
(서울=연합뉴스) 이도연 기자 =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2020년 대선 결과 뒤집기 시도 혐의로 추가 기소된 가운데 관련 재판이 언제 열릴지가 새로운 쟁점이 되고 있다.
3일(현지시간)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이번 재판 일정을 두고 검찰과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의 공방이 전보다 더 첨예하게 펼쳐질 것이라고 보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잇단 민형사 기소라는 악재에도 오히려 지지도가 올라 공화당 대권 주자 가운데 압도적인 선두를 달리고 있다.
하지만 재판이 진행되면서 지지율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향후 일정에 관심이 모이는 상황이다. 최근 로이터와 입소스 여론조사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중죄를 선고받거나 수감될 경우 공화당 지지자의 절반가량이 그에게 투표하지 않겠다는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그를 기소한 검찰은 재판을 빠르게 진행하길 원하지만, 변호인단은 최대한 시간을 끌려 하고 있다.
재판은 빠르면 70일 안에 열릴 수도 있고 늦게는 3년까지도 지연될 수 있다고 폴리티코는 전했다.
다만 검찰도 현실적으로 1년을 넘지는 않더라도 재판을 준비하기까지 수개월이 열릴 수 있다는 점을 인지하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오른팔'이었던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과 같은 핵심 증인들의 증언이 쏟아질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검찰은 이날 워싱턴DC 연방법원에서 열린 트럼프 전 대통령의 기소인부 절차에서 이 사건에 연방 형사 기소의 단계별로 시간제한을 둔 '신속 재판법'을 적용해 진행할 것을 제안하겠다고 예고했다.
미국 연방 신속재판법은 기소와 재판 개시 사이 기간이 70일을 초과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반면 트럼프의 전 변호인단은 이에 반발하며 정부 측 증거를 검토하고 자신들 측 증거를 모으는 데 몇 년이 걸릴 것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측 존 라우로 변호사는 이날 법정에서 검찰이 이 사건을 "3년 반 동안 조사했다"고 주장했다.
변호인의 이런 주장은 검찰 수사가 2021년 1월 6일 이전에 시작됐다는 얘기가 돼 결과적으로는 잘못된 것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1·6 의회 난입 사태와 관련해 대선 결과를 뒤집기 위한 사기 모의 및 국가 기망, 선거사기 유포 등 4개 혐의로 기소됐다.
다만 변호인의 이러한 발언은 검찰과 비슷한 정도로 긴 준비시간을 요구하고 있으며 그렇지 않으면 불공평하다고 주장하려는 것이라고 폴리티코는 짚었다.
양측이 상반된 입장을 보이는 가운데 재판 일정의 결정권은 이 사건을 맡은 타니아 처트칸 판사가 쥐고 있다.
이날 트럼프 전 대통령의 기소인부 절차를 주재한 목실라 우파드햐야 치안판사는 처트칸 판사가 이 사건을 트럼프가 원하는 것보다 더 빨리 진행할 생각이 있음을 시사했다.
우파드햐야 치안판사는 처트칸 판사가 양측이 이번 달 다시 법정에 출석하기를 원하고 있다며 오는 21일과 22일, 28일을 제시했다.
검찰은 어느 날이든 좋지만 가장 이른 날짜를 선호한다고 했고 라우로 변호사는 28일이 좋다고 말해 다음 심리 기일은 28일 오전 10시로 정해졌다. 처트칸 판사는 이때 재판 날짜를 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처트칸 판사는 치안판사를 통해 검찰에 오는 10일까지 재판 요청 날짜와 예상 재판 기간을 공식 파일로 제출하라고 요청하고 트럼프 전 대통령 변호인단에는 같은 서류를 이번 달 17일까지 내라고 했다고 폴리티코는 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국가기밀 문건 불법 반출 혐의와 성 추문 입막음 혐의로 각각 연방 검찰과 뉴욕 검찰에 의해 기소된 데 이어 2020년 대선 결과 뒤집기 시도로 추가로 기소됐다.
이날 기소인부 절차를 위해 워싱턴DC 연방법원에 출석한 그는 연방 특검이 제기한 4개 혐의에 대해 모두 무죄를 주장했다.
dy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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