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중 머스크' 변수 부상…영국 원웹, 룩셈부르크 SES 등 접촉
(서울=연합뉴스) 인교준 기자 = 대만이 중국의 침공과 같은 유사시에 '인터넷 정전'을 막기 위해 미국의 스페이스X가 아닌 영국과 룩셈부르크 기업으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고 대만 중국시보가 7일 보도했다.
이 매체는 대만이 영국의 위성 인터넷 기업 '원웹'(OneWeb), 룩셈부르크 위성 기업 SES 등과 협력을 타진하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지난 2일 대만 디지털발전부(MODA)는 내년 말까지 770개 이상의 위성 단말기 네트워크를 구축할 계획이라면서 룩셈부르크 SES와 협력해 위성을 개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탕펑(영어명 오드리 탕) 대만 디지털 담당 정무위원(장관급)은 지난 6월 원웹 본사를 방문하기도 했다.
외국과 주고받는 데이터·음성 트래픽의 95%를 14개의 해저 케이블에 의존하는 대만으로선 중국의 침공 등 유사시 대안 마련이 시급하다.
대만은 작년 2월 러시아가 침공한 우크라이나에 곧바로 스타링크 위성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한 스페이스X를 대안으로 여기고 협상에 속도를 내왔으나, 난관에 봉착했다. 스페이스X는 우주공간에서 2천여개 위성을 운용하는 세계 최대 민간 우주기업이다.
두 가지 변수로 인해 대만은 스페이스X가 아닌 다른 곳에 눈길을 돌리고 있다.
우선 스페이스X는 대만에 위성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을 자사가 100% 소유하는 방식을 강력하게 요구하는 반면 대만은 외국인 직접 소유를 49%로 제한하면서 맞서고 있다.
해당 기업의 경영권을 스페이스X가 갖겠다는 요구를 수용할 수 없다는 것이 대만 당국의 입장이다.
친중 성향의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 관련 변수도 불거졌다. 머스크는 대만이 중국의 특별행정구라는 중국 당국의 입장을 옹호하는 발언을 여러 차례 해왔다. 이는 '반중 친미' 노선의 현 대만 정부와는 결이 완전히 다르다.
대만은 머스크 사업의 주력이 전기차와 위성 서비스로서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과 긴밀한 관계이기 때문에 머스크가 이해 충돌 때 중국을 선택할 수도 있다고 우려한다.
호주국립대의 대만 연구 프로그램 담당 정치학자인 쑹원티는 영국 텔레그래프에 대만으로선 스페이스X를 선호하지만 여러 가지 변수로 협력이 복잡해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컨설팅업체 유라시아 그룹의 수석 애널리스트인 스콧 베드는 대만이 스페이스X를 선호하지만, 머스크는 신뢰하지 않는다고 짚었다.
이에 따라 대만은 스페이스X가 아닌 원웹, SES와 접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중 원웹은 600여개의 위성을 운용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kji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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