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제르사태 해결 외교노력 지속…군부, 대표단 입국 거부

입력 2023-08-08 23:19  

니제르사태 해결 외교노력 지속…군부, 대표단 입국 거부
말리·부르키나파소 대표단은 수뇌부 만나 연대 과시
서아프리카공동체 10일 특별 정상회의 논의 결과 주목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유현민 특파원 = 군사정변(쿠데타)으로 촉발된 니제르 사태의 외교적 해법을 찾으려는 국제사회의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니제르 군부가 서아프리카경제공동체(ECOWAS) 등의 대표단 접수를 거부하는 등 완강한 태도를 이어가며 긴장이 고조되는 양상이다.
서아프리카 15개국의 연합체인 ECOWAS와 유엔, 아프리카연합(AU)은 8일(현지시간) 니제르 수도 니아메에 대표단을 보내 군부와 협상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고 AP 통신이 보도했다.
이를 위해 빅토리아 뉼런드 미국 국무부 부장관 직무대행이 전날 니아메에서 쿠데타 후 국방장관을 자처하는 무사 살라우 바르무 장군을 만나 주선에 나섰다.
뉼런드 부장관 대행은 쿠데타 이후 억류 중인 모하메드 바줌 대통령의 접견을 요청했으나 거부당했다. 쿠데타 세력의 수장인 압두라흐마네 티아니 대통령 경호실장도 못 만났다.
니제르 군부는 이날도 ECOWAS와 유엔, AU 대표단의 입국을 거부했다고 알자지라 방송이 보도했다.
AFP 통신에 따르면 니제르 군부는 ECOWAS 측에 보낸 서한에서 "ECOWAS의 (니제르에 대한) 제재 부과 이후 대중의 분노 등을 감안할 때 대표단의 안전을 보장할 수 없다"고 대표단 입국 거부 이유를 밝혔다.
반면에 니제르에 대한 군사 개입을 자국에 대한 선전포고로 간주하겠고 밝혔던 말리와 부르키나파소 군정 대표단은 니제르 군부 수뇌부와 만나 연대를 과시했다고 방송은 덧붙였다.
니제르와 함께 과거 프랑스 식민지였던 두 나라는 최근 3년간 쿠데타가 잇따르면서 친러시아 군사 정권이 들어섰다.

세계 최빈국 중 하나인 서아프리카 니제르에서는 티아니가 이끄는 군부 세력이 지난달 26일 쿠데타를 일으켜 바줌 대통령을 축출한 이후 혼란이 이어지고 있다.
ECOWAS는 같은 달 30일 긴급 정상회의를 열어 니제르에 대한 경제 제재를 결의하는 한편 1주일 안에 헌정 질서를 회복하지 않으면 군사 개입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지난 2∼4일 국방 수장 회의를 열어 병력 배치 방법과 시기 등을 담은 잠재적 군사 개입 계획안을 마련하기도 했다.
이 계획안에 따르면 ECOWAS가 니제르 군사 개입 시 동원하는 병력은 최대 2만5천명에 달한다고 프랑스 공영 라디오 RFI를 인용해 타스 통신이 보도했다.
그러나 병력의 상당 부분을 감당할 나이지리아의 상원은 무력 개입에 반대하며 ECOWAS 의장인 볼라 티누부 대통령에게 외교적 해법을 모색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도 이날 RFI와 인터뷰에서 니제르 쿠데타 사태 해결을 위해 외교가 최선의 방법이라며 니제르의 헌정 질서를 복원하려는 ECOWAS의 노력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니제르 군부가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오는 10일 나이지리아 아부자에서 열리는 ECOWAS 특별 정상회의의 논의 결과가 주목된다.
세계 7대 우라늄 생산국인 니제르는 사헬(사하라 사막의 남쪽 주변) 지역 이슬람 무장세력 소탕을 위한 프랑스와 미국 등 서방 국가들의 전략적 요충지다.
프랑스군 1천500명과 미군 1천100명을 포함해 독일, 이탈리아 등의 병력이 주둔하고 있다. 이들 병력이 철수한다는 발표는 아직 없다.
hyunmin623@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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