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만건 팔아 4억원 가까이 챙겨…해당 업체는 전면 부인
(선양=연합뉴스) 박종국 특파원 = 청년 실업이 역대 최악인 중국에서 유명 온라인 플랫폼 기업이 구직자들의 개인 정보를 팔아 막대한 이득을 챙겼다는 의혹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10일 온라인 매체 왕이재경 등 현지 매체들은 온라인 거래 플랫폼인 '58그룹'이 채용 명목으로 구직자들로부터 이력서를 받아 팔아넘긴 의혹이 있다고 보도했다.
58그룹 내부에서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58그룹은 자회사인 중화영재망과 관영 통신 신화사가 합작 설립한 취업 서비스 플랫폼 '신화영재 채용'을 통해 구직자들로부터 받은 200만건의 이력서를 건당 140∼250위안(2만 6천원∼4만6천원)에 판매했다는 것이다.
판매 가격은 구직자의 학력에 따라 차등 책정됐으며, 박사 과정 구직자의 이력서 가격은 건당 1천500위안(약 27만원)이었고, 2천위안(약 36만원)을 받기도 했다고 매체들은 전했다.
58그룹이 개인 정보를 판매한 이른바 '협력 업체'에는 사설 교육기관과 택배·물류 업체, 식음료 업체, 온라인 차량 예약 업체 등 민간 업체는 물론 정부 소속 기관도 포함돼 있었다.
58그룹은 2021년 10월부터 지금까지 20개 협력 업체에 30만건의 구직자 신상정보를 판매해 200만위안(약 3억6천만원)의 수익을 챙긴 것으로 추산됐다.
이 중 지난 2월 상하이의 한 사설 교육업체와 건당 40위안(약 7천300원)씩 총 24만위안(약 4천400만원)의 이력서 거래 계약을 체결한 뒤 2천725건을 넘기고 10만9천위안(약 2천만원)을 챙기는 등 올해 상반기에만 이력서 판매로 100만위안(약 1억8천만원)을 챙긴 것으로 매체들은 추정했다.
한 구직자는 "신화영재 채용 사이트의 아르바이트 및 인턴 채용자 모집 공고를 보고 신상정보를 기재해 응모했는데 교육기관으로부터 유료 교육 안내 전화를 받았다"고 말했다.
법률 전문가들은 구직자의 동의 없이 개인 정보를 거래하는 것은 명백한 불법 행위라고 지적했다.
상하이 다방법률사무소는 "58그룹이 당사자 동의 없이 개인 정보를 판매했다면 명백한 프라이버시 침해에 해당한다"며 "거래 건수가 5천건 이상이면 개인 정보 침해죄로 3년 이하의 지역에 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소셜미디어(SNS)에는 "절박한 심정으로 일자리를 찾는 구직자들의 개인 정보를 돈벌이 수단으로 삼다니 어처구니가 없다"며 "구직자들을 두 번 울리는 부도덕한 행위에 대해 엄중하게 조사해 강력히 처벌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58그룹 측은 "누구에게도 개인 정보를 제공하거나 판매하지 않았으며, 개인 정보 관련 규정 위반이나 불법 행위를 저지르지 않았다"고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중국은 지난 6월 16∼24세 청년 실업률이 21.3%를 기록, 재차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경제 회복 부진의 영향으로 역대 최악의 취업난을 겪고 있다.
pj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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