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도 유사 성격 역외투자 규제 검토 중…'대중국 디리스킹' 일환
(브뤼셀=연합뉴스) 정빛나 특파원 = 유럽연합(EU)은 10일(현지시간) 미국의 대(對)중국 직접 투자 제한 조처를 면밀히 분석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U 집행위원회 대변인은 이날 이메일을 통해 보낸 입장문에서 "미 행정부와 긴밀히 접촉 중"이라며 이같이 말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대변인은 특히 "우리는 이 주제에 있어 미국과 지속적인 협력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EU가 '지속 협력'을 언급한 것은 EU 역시 유사한 성격의 입법 작업을 진행 중인 점을 염두에 둔 표현으로 해석된다.
EU는 앞서 지난 6월 사상 첫 '경제안보전략' 추진을 공식화하고 양자기술, 첨단 반도체, 인공지능(AI) 등 민감한 기술을 보유한 EU 기업의 과도한 제3국 투자에 제동을 걸겠다고 예고한 바 있다.
이를 위해 각 회원국 전문가로 구성된 협의체를 꾸려 연말까지 해외 투자와 관련된 안보 위험에 대응하기 위한 조처를 마련한다는 구상이다.
EU의 경우 미국처럼 노골적으로 '중국'을 특정하진 않았지만, 사실상 중국을 겨냥한 조처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중국 의존도를 낮추고 '불공정한' 무역 관행을 바로잡는 것을 목표로 하는 EU의 새 대중국 전략인 '디리스킹'(de-risking·위험 제거) 정책과도 맞닿아 있다.
이에 따라 EU는 향후 입법 추진 과정에서 미국의 행정명령을 상당 부분 참고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일각에서 제기된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전날 사모펀드와 벤처캐피털 등 미국 자본이 중국의 첨단 반도체와 양자 컴퓨팅, 인공지능(AI) 등 3개 분야에 대해 투자하는 것을 규제하는 행정명령을 발표했다.
해당 분야에서 중국에 투자를 진행하려는 기업들은 사전에 투자 계획을 의무적으로 신고해야 하며, 투자 금지를 포함한 규제 권한은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이 가지게 된다.
이에 대해 중국은 "미국이 시장경제 원칙을 위배했다"며 즉각 강하게 반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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