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라이칭더 방문 앞둔 파라과이서 대만 비방전

입력 2023-08-11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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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라이칭더 방문 앞둔 파라과이서 대만 비방전
"中, 파라과이 언론에 뇌물주고 대만외교 비방 기사 유도"

(서울=연합뉴스) 인교준 기자 = 대만 집권 민주진보당(민진당)의 차기 총통 후보인 라이칭더 부총통의 오는 15일 파라과이 대통령 취임식 참석을 앞두고 중국이 파라과이 현지에서 대만을 겨냥해 비방전을 펴는 것으로 알려졌다.


11일 대만 연합보에 따르면 중국이 파라과이 현지 언론에 뇌물을 건넨 뒤 대만의 외교활동을 비방하고 폄훼하는 기사를 쓰도록 유도하고 있으며, 이에 대만 외교부는 보도자료를 통해 대응하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은 파라과이 이외에 경유지인 미국 뉴욕과 샌프란시스코 등에서 친중 단체들을 동원해 반(反) 라이칭더·대만 시위를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대만 중국시보는 전했다.
지난 4월 차이잉원 총통의 중남미 방문을 계기로 한 미국 경유 때도 뉴욕 등지에서 중국이 배후에 있는 것으로 보이는 친중 시위가 벌어진 바 있다.
라이 부총통은 대만의 유일한 남미 수교국 파라과이의 산티아고 페냐 신임 대통령 취임식 참석을 위해 6박7일 일정으로 12일 대만에서 출발, 경유지 뉴욕에서 일정을 소화한 뒤 14일 파라과이로 향한다.
이어 16일 파라과이에서 출발해 미 샌프란시스코를 경유, 18일 새벽 대만에 도착한다.
라이 부총통의 미국 경유 때 접견 인사와 동선 등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으나,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또는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과 만날 가능성도 있어 주목된다.
라이 부총통은 차이 총통의 특사 자격으로 파라과이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한다.
중국시보는 대만 외교부를 인용해 라이 부총통이 총통 선거 후보로서 취임식에 가는 것은 아니라고 전했다.
중국은 라이 부총통의 파라과이 방문보다 미국 경유에 더 신경을 쓰고 있다.
중국 외교부는 지난 3일 입장문을 통해 "대만 독립 분열 세력이 어떤 명목·이유로든 미국을 방문하는 걸 반대하며 미국이 어떤 형태로든 이를 용인·지지하는 걸 반대한다"고 강조했다.
같은 날 중국 관영 매체인 글로벌타임스는 라이 부총통의 파라과이 방문 일정을 전하면서 "대만해협의 긴장감을 높이는 새로운 사건이 될 것"이라고 압박했다.
중국은 최근 인민해방군 군용기 등을 동원해 대만해협 중간선 침범을 반복하는 등 대만을 겨냥한 군사적 압박을 강화하고 있다.
중국은 지난 4월 차이 총통과 매카시 하원의장의 회동에 반발해 사흘간 대만을 포위하는 형태의 고강도 무력시위를 한 바 있다.
라이 부총통은 내년 1월 13일 실시될 차기 총통 선거를 앞두고 각종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kjih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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