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연구팀 "우리은하-안드로메다 상호작용 통해 우주상수 측정…기존 추정치보다 5배 커"
(서울=연합뉴스) 이주영 기자 = 먼 미래에 우리은하(Milky Way)와 충돌할 운명인 이웃 은하 안드로메다를 관측, 우주의 3분의 2 이상을 차지하면서도 현대 과학의 최대 수수께끼 중 하나로 남아 있는 암흑에너지(dark energy)를 측정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케임브리지대 데이비드 베니스티 박사팀은 16일 과학저널 '천체물리학 저널 레터스'(Astrophysical Journal Letters)에서 우리은하와 안드로메다은하의 총질량과 두 은하의 움직임을 연구하면 암흑에너지의 가장 단순한 모델인 우주상수(cosmological constant) 값의 상한선을 설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이 방식으로 발견한 우주상수 값의 상한선은 다른 은하 관측 통해 측정되는 우주상수 값보다 5배 정도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과학자들은 1980년대 후반 암흑에너지 존재를 처음 밝혀낸 후 먼 은하들을 통해 이를 연구해 왔으나 아직 직접 검출하지는 못하고 있다. 현 우주에서 관측할 수 있는 일반 물질이 차지하는 비중은 5%에 불과하고 나머지 68%는 암흑에너지, 27%는 암흑물질(dark matter)로 추정된다.
암흑에너지는 천체들이 서로 잡아당기는 중력과 달리 서로 더 멀어지도록 밀어내 우주팽창을 가속하는 힘이다. 가장 간단한 버전은 아인슈타인이 일반상대성이론에 추가한 '우주상수'로 알려져 있다.
아인슈타인은 1917년 정적 우주 개념을 설명하기 위해 일반상대성이론에 우주상수 항을 추가했으며 1990년대까지 우주상수는 0으로 설정됐다. 그러나 암흑에너지가 우주 팽창을 가속하는 미지의 힘이라는 사실이 밝혀진 후 우주상수는 은하들이 서로 밀어내는 암흑에너지를 표현하기 위해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과학자들은 아직 암흑에너지가 무엇인지 정확히 밝혀내지 못하고 있으며, 이를 직접 감지할 수 있는 방법도 찾아내지 못하고 있다.
연구팀은 그러나 우주에는 암흑에너지에 매우 민감한 지역이 하나 있으며 그곳은 바로 우리은하와 가장 가까운 은하로 서로 충돌 경로에 놓여 있는 안드로메다은하라고 말했다. 안드로메다은하는 서서히 우리은하에 접근하고 있으며 50억년 후에는 두 은하가 맞닿아 충돌하면서 합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베니스티 박사는 "안드로메다는 우리은하로부터 멀어지지 않는 유일한 은하"라며 "그 질량과 움직임을 연구하면 우주상수와 암흑에너지에 대해 몇 가지를 밝혀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팀은 두 은하의 총질량 추정치를 기반으로 한 일련의 시뮬레이션을 통해 암흑에너지가 안드로메다은하와 우리은하가 서로를 공전하는 방식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베니스티 박사는 "우리 모델에서 우주상수 값을 변경하면 우리은하와 안드로메다은하의 궤도가 어떻게 변하는지 알 수 있고 두 은하의 질량을 토대로 우주상수의 상한선을 설정할 수 있다"며 "이를 통해 산출한 우주상수는 우주의 다른 부분에서 측정되는 값보다 5배 정도 큰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이 측정 기술은 자체로 높은 가치를 증명할 수 있지만 아직은 암흑에너지를 직접 검출한 것은 아니라며 제임스웹 우주망원경(JWST)이 안드로메다은하의 질량과 운동에 대해 훨씬 더 정확한 측정 데이터를 제공하면 우주상수 상한선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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