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베이컨 "나를 망신 주려 했을 것"…WP "추가 피해 계속"
(워싱턴=연합뉴스) 김경희 특파원 = 미국 정부 기관을 포함해 25개 기관의 마이크로소프트(MS) 이메일 계정을 공격한 중국 해커들의 표적에 공화당 의원도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15일(현지시간) 공화당 소속 돈 베이컨(네브라스카) 하원의원의 'X'(옛 트위터) 계정에 따르면, 베이컨 의원은 전날 연방수사국(FBI)으로부터 자신의 이메일이 중국 해커들에게 뚫렸다는 통지를 받았다.
하원 국방위 소속인 베이컨 의원은 "나는 열혈 대만 지지자"라며 "대만이 미국의 군사 지원을 제대로 받도록 초과 근무를 하곤 했다"고 밝혔다.
그는 "그들이 나를 망신주거나 정치적으로 깎아내리고자 했을 것으로 추정한다"며 "FBI에 말했지만 나는 부끄러울 것이 전혀 없다"고 덧붙였다.
워싱턴포스트(WP)는 "베이컨 의원이 해킹 사실을 통보받은 것은 불과 어제였으며, 이는 추가적인 피해자가 여전히 나타나고 있다는 증거"라고 지적했다.
앞서 미국 정부와 MS는 지난 5월 중순부터 6월 중순까지 한 달여 기간 동안 중국 해킹 그룹이 국무부와 싱크탱크 등 25개 기관의 이메일을 무더기로 해킹했다고 공개했다.
피해 계정에는 대(對)중국 제재의 선봉에 서 온 지나 러몬도 미 상무장관을 비롯해 니컬러스 번스 주중미국대사, 대니얼 크리튼브링크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가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에 확인된 것과 같이 의원이나 의회 보좌관을 포함해 다수 계정 역시 해킹에 노출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문제는 해커들이 MS 계정을 뚫는 데 사용한 암호화 키가 매우 강력해 피해 범위를 추정하기조차 어려운 지경이라고 WP는 지적했다.
의회에서는 이번 사태에 대해 당국이 전방위 조사에 나서야 한다는 요구가 나오고 있다.
민주당 소속 론 와이든 상원 금융위원장은 앞서 지난달 27일 매릭 갈런드 법무장관과 라이나 칸 연방거래위원회(FTC) 위원장, 젠 이스터리 사이버인프라보안국(CISA) 국장에게 이번 사태에 대한 전방위 조사를 촉구하는 서한을 발송했다.
와이든 위원장은 "MS의 보안 소홀로 정부 이메일이 도난당했다"며 "MS는 2017년부터 고객 서버에서 디지털 키가 유출될 수 있다는 것을 알았지만 정부 기관 등에 알리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kyungh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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