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중국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가 고조되고 미국의 고금리 유지 전망이 더해지면서 글로벌 증시가 동반 하락하는 양상이 나타났다. 16일 외신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기준 홍콩 항생지수는 전장 대비 1.25%, 홍콩H지수는 1.19% 하락했다. 중국 본토의 상하이종합지수를 비롯해 일본과 대만 등 아시아 주요 증시도 약세를 면치 못했다. 아시아 증시는 전날 유럽과 미국 증시의 약세 흐름을 그대로 이어받은 모양새다. 유럽 증시에선 독일과 영국, 프랑스 지수 등이 일제히 내렸다.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도 3대 지수 모두 1%대 하락으로 장을 마쳤다. 시장에선 대형 부동산업체 비구이위안의 디폴트(채무 불이행) 가능성 등 중국 경제에 대한 우려감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전날 공개된 중국의 소매판매·산업생산·실업률 등 7월 주요 경제지표는 모두 부진했다. 반면 이날 공개된 미국의 7월 소매판매 실적은 전월 대비 0.7% 상승했다. 이는 시장의 전망(0.4%)을 넘어선 수치로, 미국이 높아진 기준금리를 당분간 유지할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미국의 고금리 장기화는 경기 전반에 압박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국내 증시도 하락했다. 코스피는 나흘 연속 약세를 이어갔고 16일에는 전장에 비해 1.76% 하락하면서 2,520대로 거래를 마쳤다. 중국의 소비와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감 속에 투자 심리가 위축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우리 금융시장이 당분간 약세 기조를 이어갈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대중국 수출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로선 중국의 경기 동향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세계의 공장'으로 불리는 중국의 부동산발 악재와 경기 둔화 조짐은 국내 수출과 경상수지 등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최근의 국내 경상수지 흑자 기조 유지 여부에도 중국 경제가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중국 등 글로벌 경기 동향을 세밀하게 살피고 비상 대응해야 할 때다. 최근 원달러 환율의 상승세도 심상치 않다. 16일 원달러 환율은 달러 강세 속에 장중 1,340원대로 올라섰다가 1,336.9원으로 마감됐다. 환율 연고점(5월 17일·1,343원)에 가까이 다가서는 형국이다.
미국의 긴축 지속 전망과 중국 경기 둔화 우려 등 변수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해법 찾기가 절실해진다. 정부는 16일 수출 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수출금융 종합지원 방안을 발표했다. 정부는 이번 종합 지원방안에 따라 충분한 규모의 수출금융을 공급하고 금융 이용 부담을 경감해 우리 기업들의 향후 수출 회복 및 중장기 경쟁력 강화에 기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의 이번 지원 대책이 비상 국면에 처한 우리 수출기업들이 신시장을 개척하고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실질적인 계기가 돼야 할 것이다. 우리 경제를 위협할 수 있는 대내외적인 악재가 그치지 않고 있는 현실이다. 우리 경제의 활로를 찾기 위한 민관의 공조 체제와 노력은 확대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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