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매체 "반간첩법 시행과 맞물려 인터넷에 사진 떠돌아…경고 목적"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중국이 지휘부를 상대로 대대적 조사를 펼치는 것으로 알려진 인민해방군 로켓군 소속 건물 앞에 '기밀 누설은 감옥행, 기밀 판매는 참수'라는 붉은색 표어가 등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16일 홍콩 성도일보에 따르면 최근 중국 인터넷에는 인민해방군 로켓군 의학센터 정문 앞에 '기밀 누설은 감옥행, 기밀 판매는 참수'라는 붉은 표어가 내걸린 사진이 돌고 있다.
성도일보는 "해당 슬로건이 매우 눈길을 끌고 공포를 조성한다"며 "일각에서는 이와 관련해 최근 로켓군 고위 간부들이 기밀 유출에 연루됐다는 의혹을 제기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비슷한 슬로건이 10여년 전에도 등장했던 적이 있다며 이러한 표어는 경고 목적으로 충격과 공포를 조성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문은 중국의 개정 반간첩법 시행과 맞물려 해당 사진이 인터넷에 떠돌고 있다고 짚었다.
중국은 지난달 1일 간첩 행위에 대한 정의를 확대하고 처벌을 강화한 개정 반간첩법을 시행한 이후 방첩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중국 정보·방첩 담당 기관인 국가안전부는 지난 1일 부처 설립 후 처음으로 소셜미디어 위챗 계정을 개설한 뒤 첫번째 글로 '반간첩법은 모든 사회의 동원이 필요하다'라는 제목의 안내문을 게시했다.
국가안전부는 안내문에서 "간첩 행위는 은폐성, 전문성, 위해성이 큰 심각한 범죄 행위로, 인민대중의 광범위한 참여와 공동 방비로 국가안보의 인민 방어선을 확실히 구축해야 한다"며 주민들의 반간첩법 적극 참여를 독려했다.
반간첩법 강화로 공포와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로켓군 시설에 내걸린 사진이 인터넷에 돌고 있는 것이다.
로켓군은 육군, 해군, 공군, 전략지원군과 함께 중국의 5대군 중 하나로 2015년 창설된 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아왔다.
그랬던 로켓군의 고위 간부들이 최근 대거 사라지거나 교체되면서 로켓군을 둘러싸고 간첩설, 부패설 등이 흘러나오고 있다.
중국은 지난달 31일 로켓군의 사령관과 정치위원을 동시에 갈아치우면서 나란히 로켓군 복무 경력이 없는 이들을 앉혔다.
왕허우빈 전 인민해방군 해군 부사령관이 로켓군의 새로운 사령관으로 임명됐고, 공군 출신 쉬시성이 로켓군의 신임 정치위원으로 임명됐다.
이를 두고 로켓군 내 부패의 사슬을 끊어내고자 외부 인사를 수혈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앞서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 중앙군사위원회 기율감찰위원회가 로켓군 사령관인 리위차오 상장과 그의 전·현직 부관인 장전중 전 로켓군 부사령관, 류광빈 현 부사령관을 조사하고 있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그러면서 이들 셋에 대한 조사 사실은 공표되지 않았으나, 이들은 연행돼 조사받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덧붙였다.
이번에 로켓군 정치위원에서 낙마한 쉬중보도 지난 6월 말부터 공개석상에서 모습이 보이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일부 외신은 약 10여명의 로켓군 전현직 수뇌부가 당국의 조사를 받는 것으로 전해졌다고 보도했다.
시 주석은 로켓군 수뇌부 인사 직전 쓰촨성의 공군 기지에서 한 연설을 통해 "군이 현대화 작업을 추진하면서 반부패 노력도 강화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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