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컨테이너선 오데사 출항…우크라 "전쟁중 발묶인 선박 대피시킬 것"
러, 흑해 대체수출경로 다뉴브강 항만에 공습…곡물저장고 등 피해
(이스탄불=연합뉴스) 조성흠 특파원 = 지난달 러시아가 흑해곡물협정을 파기하고 흑해 봉쇄에 나선 뒤 처음으로 민간 선박이 우크라이나 항만에서 흑해로 출항했다.
16일(현지시간) 로이터, AFP 통신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정부는 이날 남부 오데사 항에서 컨테이너선이 임시 인도주의 회랑을 이용해 흑해로 출항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17일 러시아가 흑해곡물협정을 파기하고 우크라이나 항만을 봉쇄한 지 약 한 달 만에 우크라이나에서 민간 선박이 흑해로 첫 출항한 것이다.
이를 위해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침공 이후 초르노모르스크, 오데사, 피우데니 등 자국 항만에 발이 묶인 민간 선박을 대상으로 임시 인도주의 회랑을 개설했다.
러시아는 해당 항로에 대한 안전 보장 여부 등 입장을 표시하지 않았으며, 우크라이나 해군은 기뢰와 러시아의 위협이 상존하지만 선박이 준비될 경우 항행을 허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올렉산드르 쿠브라코우 우크라이나 부총리는 이번에 출항한 선박이 중국 홍콩 국적의 '조셉 슐트' 호로, 러시아의 침공 하루 전인 지난해 2월 23일부터 오데사에 정박 중이라고 전했다.
또한 이 선박이 2천114개 컨테이너에 3만여t의 화물을 싣고 있다고 덧붙였다.
쿠브라코우 부총리는 최근 개설한 임시 인도주의 회랑에 대해 "러시아의 침공 기간 우크라이나 항만에 머물고 있던 선박을 대피시키는 데 주로 사용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우크라이나 항만에 발이 묶인 선박은 약 60척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가운데 러시아는 이날도 우크라이나 남부 다뉴브강 항만에 공습을 가했다. 다뉴브강 항만은 러시아의 흑해 봉쇄 이후 우크라이나가 루마니아 콘스탄타 항구 등으로 곡물을 우회 수출하기 위한 대체 경로로 사용하고 있다.
올레 키퍼 오데사 주지사는 이날 소셜미디어에서 "다뉴브강 항만 중 한 곳이 적의 공격을 받아 창고와 곡물 저장고가 파손됐다"고 전했다. 그는 밤새 러시아가 두 차례에 걸쳐 드론 공격을 가했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 공군은 남부 오데사와 미콜라이우 지역에서 러시아가 발사한 드론 중 13기를 파괴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는 전쟁 중에도 흑해 봉쇄를 풀고 곡물을 수출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튀르키예와 유엔의 중재로 지난해 7월 22일 흑해곡물협정을 맺었으나, 러시아는 자국 관련 협정이 이행되지 않고 있다며 지난달 17일 협정 파기를 선언했다.
이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항만에 대한 대대적 공습을 이어오고 있고, 우크라이나도 이에 맞서 러시아 흑해 항만을 공격하며 흑해를 둘러싼 교전이 격화하고 있다. 러시아는 최근 흑해를 지나는 팔라우 국적의 튀르키예 상선에 경고사격을 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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