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발언대] "사업하고 싶어 졸업 전 창업했죠"

입력 2023-08-19 07:03  

[스타트업 발언대] "사업하고 싶어 졸업 전 창업했죠"
생활쓰레기 수거 시장 공략하는 강성진 커버링 대표

(서울=연합뉴스) 박세진 기자 = 돈이 좀 들더라도 일상생활에서 생기는 쓰레기를 편하게 버렸으면 하는 사람을 겨냥한 비즈니스 모델이 주목받고 있다.
2020년 설립된 커버링은 생활 쓰레기 수거 사업을 하는 스타트업이다.
수거 신청부터 서비스 이용료 결제에 이르는 전 과정을 모바일 앱을 통해 처리할 수 있다.
현재 서울 일부 자치구에서 서비스를 제공하지만, 이용 희망자가 늘어 사업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강성진(26) 커버링 대표를 지난 14일 연합뉴스 공감스튜디오에서 만나 창업 얘기를 들었다.


아직 대학생(고려대 경영학과) 신분인 강 대표는 환경 면으로 사회에 도움 되는 일을 하겠다는 생각으로 창업 전선에 뛰어들었다고 한다.
"학교(공부)보다는 사업에 관심이 더 많았어요. 그래서 졸업 전에 시작했습니다. 한 학기 남았는데 복학할지 고민 중입니다. 사업이 우선이라서요."
스타트업을 키우자는 사회 분위기에 힘입어 대학생 창업 사례가 드문 일은 아니다.
하지만 젊은 창업자가 3D(더럽고, 어렵고, 위험한) 업종에 속하는 쓰레기 수거를 창업 아이템으로 삼은 것은 다소 이례적이라 할 수 있다.
이런 시각에 대해 강 대표는 "쓰레기를 더 쉽게 버릴 수 있게 하고 재활용도 더 잘되게 할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이라며 돈도 벌고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가치 있는 일이라고 했다.
"사업의 성패는 지속가능성과 사업성에 달려 있다고 봐요. 생활쓰레기 유료 수거 비즈니스가 그 두 가지 요건을 모두 충족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더 몰입하게 된 것 같습니다."


커버링이 제공하는 서비스를 한마디로 요약하면, 스티커를 붙여 배출해야 하는 가전제품류, 가구류 등을 제외한 생활쓰레기를 '아무렇게나 내놓으면 처리해 준다'는 것이다.
배달 음식을 주문해 먹었다고 가정하면 잔반을 처리한 뒤 분리배출 대상인 용기에 붙은 음식물 찌꺼기를 대충이라도 씻어내는 불편을 감수해야 한다.
종량제 봉투에 담아 그냥 버릴 수도 있지만 환경 문제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커버링은 이처럼 귀찮고 번거로운 쓰레기 처리 과정을 대신해 준다.
서비스 이용자는 분류하거나 세척할 필요 없이 봉투에 담아 문밖에 내놓기만 하면 된다.
오후 10시 이전에 배출하고 앱으로 신청하면 이튿날 오전 6시 이전 수거해 가는 구조다.
수거 완료 후에는 알림톡으로 완료 메시지와 함께 결제 청구서가 전달된다.
이용료는 기본요금(1회 2천500원)과 무게에 따른 추가 요금(100g당 140원)으로 구성된다.
강 대표는 이용자들이 주당 한 번꼴로 배출하는 쓰레기양이 평균적으로 4~5㎏ 정도라며 이 경우 8천~9천원의 요금이 매겨진다고 말했다.
커버링은 수거한 쓰레기를 서울 광진구에 둔 작업장에서 선별·세척 과정을 거쳐 재활용 업체로 넘긴다.
강 대표는 작업량이 계속 늘어나 경기도 구리 지역으로 선별 작업장을 확장 이전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했다.


2021년 7월 본격 시작된 커버링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곳은 현재 강남, 서초, 송파, 광진, 성동, 관악, 동작, 영등포 등 서울 지역의 8개 자치구다.
또 이들 자치구 안에서도 수거가 어려운 곳이 있는 등 제한적인 서비스가 이뤄지고 있다.
커버링은 서비스 가능 지역을 단계적으로 수도권을 넘어 전국으로 늘려나갈 계획이다.
강 대표는 현재 개인 500여 가구, 사업장 20여 곳이 이 서비스를 이용한다고 말했다.
개인 고객 중에는 20~30대 1~2인 가구, 30~40대 직장인, 맞벌이, 아이 키우는 세대가 많고 법인으론 도시락 업체가 주요 고객이라고 한다.
커버링 서비스를 이용하는 동기로는 편리함 외에 환경 문제에 대한 고객들의 높아진 인식이 거론됐다.
"일반적인 분리배출로는 재활용이 제대로 안되는 게 많은데 우리는 좀 더 꼼꼼하게 세척하고 선별합니다. 재활용이 더 잘되게끔 하기 때문에 환경적인 측면에서 공감해 이용하는 분들도 많아요."



수거 및 기술개발 인력을 포함해 현재 10여명의 팀원으로 굴러가는 커버링은 고객이 부담하는 서비스 이용료와 재활용품 판매로 매출을 올린다.
올 상반기에 월평균 3천여만원을 기록했고, 연간으로 최대 8억원을 달성하는 것이 목표다.
강 대표는 지금은 손익분기를 맞추는 정도지만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면 수익성이 높은 사업모델이라는 확신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점점 엄격해지는 분리수거가 어느 정도 불편으로 돌아오는 게 사실이죠. 그런 점에서 재활용은 더 잘되고 버리는 것은 더 쉽게 하는 서비스가 더욱 활성화될 겁니다. 편리함뿐만 아니라 환경적 측면에서도 이런 서비스에 대한 소비자 개개인의 지불 의사가 점점 높아지고 있어요."
parksj@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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