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연합뉴스) 한종구 특파원 = 왕이 중국 중앙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이 "역외 세력이 남중국해에서 진영 대결과 냉전적 사고를 부추겨 어렵게 얻은 평화와 안정 국면을 파괴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20일 중국 외교부 홈페이지에 따르면 왕 부장은 전날 베이징에서 돈 쁘라뭇위나이 태국 부총리 겸 외교부 장관을 만난 자리에서 "중국은 아세안 국가들과 함께 남중국해를 평화, 우정, 협력의 바다로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이같이 강조했다.
왕 부장의 이날 발언은 남중국해 문제와 관련해 자국을 비판한 미국을 겨냥한 것으로 해석된다.
미국은 최근 중국이 영유권 분쟁지역인 남중국해 스프래틀리 군도 세컨드 토마스 암초(중국명 런아이자오)에서 필리핀 선박에 물대포를 쏴 양국 긴장이 높아진 사건과 관련해 필리핀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앞서 왕 부장은 최근 아세안(동남아시아국가연합) 3개국 순방 과정에서도 남중국해 문제와 관련해 "미국 등 일부 세력은 이 지역에서 끊임없이 풍파를 일으키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에 대해 돈 장관은 "남중국해를 평화, 협력, 안정의 바다로 만드는 것을 지지한다"며 "태국은 제로섬적 사고와 진영 대결에 반대한다"고 화답했다.
양측은 미얀마 군사 쿠데타 문제에 대해서도 깊이 있게 의견을 교환한 뒤 미얀마 문제의 정치적 해결을 위해 노력하고 아세안 방식으로 미얀마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데 입장을 같이했다고 중국 외교부는 밝혔다.
한편 한중일 정상이 지난 18일(현지시간) 발표한 정상회의 공동성명에서 "최근 우리가 목격한 남중국해에서의 중화인민공화국(중국)에 의한 불법적 해상 영유권 주장을 뒷받침하는 위험하고 공격적인 행동과 관련하여, 우리는 각국이 대외에 발표한 입장을 상기하며 인도·태평양 수역에서의 어떤 일방적 현상변경 시도에도 강하게 반대한다"며 남중국해 문제와 관련 중국을 국제질서를 저해하는 주체로 명시해 중국의 대응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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