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개 정당, 하원 314석 확보…'쿠데타 세력' 2개당 참여
(방콕=연합뉴스) 강종훈 특파원 = 탁신 친나왓 전 총리 계열의 프아타이당이 친(親)군부 정당 2곳을 포함한 10개 정당과 태국 차기 정부를 구성하겠다고 21일 발표했다.
타이PBS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프아타이당은 이날 팔랑쁘라차랏당(PPRP), 루엄타이쌍찻당(RTSC) 등 군부 진영 정당을 포함해 11개 정당이 연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11개 정당은 하원 500석 중 314석을 차지하며, 프아타이당의 부동산 기업가 출신 세타 타위신이 22일 의회 총리 선출 투표에 단독 후보로 나선다.
촌난 스리깨우 프아타이당 대표는 세타 후보가 총리 선출에 필요한 충분한 표를 얻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태국 총리 투표에는 총선에서 선출된 하원 의원 500명 외에 군정 시절 임명된 상원 의원 250명이 참여한다.
총리가 되려면 상·하원 전체 의원 과반의 지지를 얻어야 한다.
군부 진영 핵심 정당들의 연정 참여로 상원 의원들이 세타 후보에게 찬성표를 던질 가능성이 높아 22일 투표에서 집권이 확정될 가능성이 커졌다.
이들 정당은 왕실모독죄로 알려진 형법 112조를 개정하지 않고, 왕실모독죄 개정을 공약으로 내건 제1당 전진당(MFP)을 연합에 포함하지 않는다는 조건에 합의했다.
또한 디지털화폐 지급, 최저임금 일일 600밧(2만3천원)으로 인상 등 프아타이당의 주요 공약에도 동의했다.
개헌과 관련해서는 더 민주적으로 헌법을 고치기 위해 헌법초안 작성위원회를 구성하겠다고 밝혔다.
프아타이당은 총리와 8개 부처 장관을 맡기로 했다. 이밖에 품짜이타이당이 4개 부처, PPRP와 RTSC가 각각 2개 부처 장관 자리를 나눠 가진다.
지난 총선에서 프아타이당은 141석을 얻어 전진당에 이어 제2당이 됐다. 제3당은 품짜이타이당(71석)이며, 군부 진영의 PPRP와 RTSC는 각각 40석, 36석을 얻었다.
프아타이당은 총선 전 "쿠데타 세력과 협력하지 않겠다"고 밝혔고, 총선 직후에도 전진당이 주도한 민주 진영 야권 연합에 참여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전진당을 배신하고 군부 등 보수 세력과 손잡아 민주 진영 지지자들에게 비난받고 있다.
탁신 친나왓 전 총리의 막내딸이자 프아타이당 총리 후보 중 한명이었던 패통탄 친나왓은 이와 관련해 "원래 계획대로 전진당과 정부를 구성하지 못해 지지자들을 실망시켰다"고 전날 사과했다.
그러면서 그는 "프아타이당이 이끄는 정부는 국민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시급한 문제 해결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태국 국립개발행정연구원(NIDA)이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65%는 프아타이당과 군부 등 보수 세력 정당의 연대에 반대한다고 응답했다.
프아타이당 세타 후보의 총리 선출이 유력한 22일 오전 탁신 전 총리는 오랜 해외 도피 생활을 마치고 귀국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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