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정부, 11월 조기총선까지만 유지…'의회 패싱' 발표에 비판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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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뤼셀=연합뉴스) 정빛나 특파원 = 사임을 앞둔 마르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가 우크라이나에 F-16 전투기를 지원하겠다고 '쐐기'를 박은 것을 두고 정치권에서 일부 비판이 나온다고 유락티브가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네덜란드 중도좌파 성향의 사회당(SP) 소속 야스퍼 판데이크 의원은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우크라이나에 F-16 전투기를 제공하는 문제는 먼저 하원과 논의했어야 하는 중차대한 사안"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정부가 물러나는 시점에선 더더욱 그렇다"고 꼬집었다.
판데이트 의원은 F-16 지원 시 러시아 본토 투입 여부를 비롯해 이번 결정으로 인한 추가 긴장 고조를 방지하기 위한 대책 등 뤼테 총리에게 물을 질문 목록도 함께 게재했다.
우크라이나 전쟁 국면에서 친(親)러시아 행보를 보인 네덜란드 극우 정당은 더 노골적으로 뤼터 총리를 비난했다.
극우 성향 '민주주의를 위한 포럼'(FVD) 정당은 엑스 계정을 통해 "미친 결정"이라며 "우크라이나에 지원될 네덜란드 F-16은 러시아 (본토) 목표물을 공격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뤼터 총리는 물러나면서도 네덜란드를 전쟁에 더 깊숙하게 관여시키고 있다"면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지원을 멈추고 평화 협상을 진전시키는 것이 '중립'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전날 네덜란드와 덴마크 정부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양국 방문을 계기로 발표한 공동성명에서 '조건 충족 시' 우크라이나에 양국이 보유한 미국산 F-16 전투기를 기증하겠다고 확약했다.
구체적인 물량은 적시하지 않았지만, 뤼터 총리는 네덜란드의 활용 가능 물량이 최대 42대라고 말했다. 덴마크는 이르면 연말께부터 2025년까지 총 19대를 순차적으로 보낸다는 구상이다.
그러나 네덜란드의 경우 국내 정치 상황에 따라 이번 결정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뤼터 총리의 전날 발표에 좌우를 막론하고 정치권에서 문제를 제기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4개 정당으로 구성된 현 연정은 지난달 이민정책 추진을 둘러싼 내부 분열로 붕괴를 공식화했으며, 이에 뤼터 총리는 오는 11월 조기 총선 이후 새 정부가 들어서면 정계를 떠나겠다고 발표했다. 사실상 '시한부 총리'인 셈이다.
뤼터 총리는 연정 붕괴 사태가 네덜란드의 우크라이나 군사 지원에는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공언했지만, 의회 내부에서는 전투기 지원과 같은 중대 결정은 의회 논의가 요구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고 매체는 짚었다.
shin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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