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테말라에 '친중 좌파' 대통령 당선 이후 수교국 지키기
(서울=연합뉴스) 인교준 기자 = 차이잉원 대만 총통이 9월 말 아프리카의 유일한 수교국인 에스와티니를 방문한다고 자유시보 등 대만언론들이 23일 보도했다.
에스와티니의 옴스와티 3세 국왕이 작년 10월 대만을 방문했으며, 그에 앞서 양국 수교 50주년이었던 2018년 차이 총통이 에스와티니를 찾은 바 있다.
차이 총통은 지난 4월 초 중미 수교국인 벨리즈와 과테말라를 국빈 자격으로 순방했으며 5개월 만에 수교국을 방문한다.
에스와티니는 군주제 국가로, 2021년 말 기준으로 인구 119만2천명의 소국이다. 영국 보호령으로 있다가 1968년 스와질란드 왕국으로 독립한 뒤 2018년 4월 에스와티니 왕국으로 국명을 변경했다.
차이 총통의 이번 에스와티니 행(行)은 21일 과테말라에서 '친중 좌파' 성향의 베르나르도 아레발로(64)가 대통령에 당선돼 대만과의 단교 가능성이 우려되는 가운데 이뤄져 주목된다.
이어 22일에는 과테말라, 온두라스, 니카라과, 엘살바도르, 도미니카공화국, 파나마 등 중미 6개국 의회 공동체인 중미의회(PARLACEN)가 대만에 20년 넘게 부여했던 '영구 옵서버(참관인)' 자격을 박탈하고 그 대신 중국을 선택해 관심을 끌었다.
대만은 1999년 중미의회의 지역 영구 옵서버가 돼 활동해왔으나, 2016년 차이 총통 집권 이후 중국의 공격적인 '금전 외교'에 밀려 중미 국가들이 등을 돌리면서 결국 쫓겨나는 신세가 됐다.
과테말라를 뺀 중미의회 5개 회원국은 이 기간에 대만과 단교 후 중국과 수교했다.
과테말라의 아레발로 대통령 당선인은 23일 공개된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중국과 대만 모두와 좋은 관계를 맺는 것이 가능하다고 본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하나의 중국' 원칙을 고수하는 중국과의 관계 개선은 대만과의 단교를 전제로 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아레발로 대통령 당선인의 말대로 될지는 불투명하다.
현재 대만과의 수교국은 에스와티니와 과테말라 이외에 파라과이, 교황청, 벨리즈, 아이티, 나우루, 팔라우, 마셜제도, 세인트키츠네비스, 세인트루시아, 세인트빈센트 그레나딘, 투발루를 포함해 13개국이다.
kji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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