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반도체업체 Arm 상장, AI 투자심리 가늠 시험대"

입력 2023-08-23 10:33  

"英 반도체업체 Arm 상장, AI 투자심리 가늠 시험대"
AI 열풍 주춤 속 성장 가능성 주목…기업가치 640억달러 전망
미-중 갈등 관련 역풍 우려도…"중국서 매출 4분의 1 나와"


(서울=연합뉴스) 김영현 기자 = 올해 미국 기업공개(IPO) 시장 최대어로 여겨지는 영국 반도체 설계업체 Arm의 다음 달 나스닥 상장이 인공지능(AI) 투자 열풍과 관련한 중요한 시험대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2일(현지시간) "최근 AI 열풍이 다소 식은 것으로 보이고 나스닥 지수도 이번 달에 6% 하락했다"며 이런 가운데 사람들이 Arm의 AI 전망에 여전히 비용을 지불할 것인지에 대한 질문이 제기된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한 답은 Arm도 AI 컴퓨팅 기술 분야 선두 주자인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처럼 폭발적으로 성장할지 투자자들이 믿는지에 달렸는데 그게 확실하지 않은 상황이라는 게 WSJ의 분석이다.
우선 올해 크게 일어난 AI 주식 관련 붐이 Arm의 상장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점에는 큰 이견이 없는 분위기다.
올해 PHLX 반도체 지수는 41% 급등했고, 엔비디아의 주가는 3배 이상 뛰었다.
특히 Arm은 칩 구성이 전력을 적게 소비하기 때문에 거의 모든 스마트폰에 적용된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이 회사의 설계와 기술을 사용하는 장치에 대해서는 라이선스와 로열티 비용도 확보할 수 있다.
또 Arm의 모델은 AI에 사용되는 중앙 서버 프로세서처럼 다른 시장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기대도 받고 있다.
이와 관련해 손정의(孫正義·일본명 손 마사요시) 회장이 이끄는 일본 소프트뱅크는 최근 비전펀드1(VF1)이 보유한 Arm 지분 25%를 161억달러(약 21조6천억원)에 인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전펀드는 소프트뱅크가 전 세계 정보기술(IT) 업계 투자를 위해 조성한 펀드다.
2016년 320억 달러(약 42조9천억 원)에 Arm을 인수한 소프트뱅크는 이듬해인 2017년 이 회사의 지분 25%를 80억 달러(약 10조7천억 원)를 받고 VF1에 매각했다.
소프트뱅크의 이번 Arm 지분 매수 금액을 토대로 계산하면 Arm의 가치는 약 640억달러(약 85조8천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하지만 이런 기업 가치는 다른 반도체 업체 대부분 보다 높은 편이다. Arm 연간 매출의 24배이자 수익의 122배에 달한다는 것이다.
또 최근 스마트폰 시장의 부진도 Arm의 상장에 부담이 될 것으로 분석됐다. 이 같은 이유 등으로 인해 Arm의 올해 4∼6월 순이익은 작년 동기 대비 절반 아래로 감소했다.
WSJ은 "AI 열풍은 올해 반도체 분야를 부양시켰다"며 "Arm 기업공개는 반도체 부문 랠리에 녹아든 온갖 장밋빛 추정에 대한 유용한 스트레스 테스트가 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투자업계 일각에서는 Arm의 사업이 중국 관련 이슈와 엮일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Arm은 21일 기업공개를 위한 증권신고서에서 "매출의 4분의 1을 중국에서 벌어들였다"며 중국과 미국·영국 간의 긴장 등 정치·경제적 위험에 특히 민감하다고 밝혔다.
한 기관투자자는 Arm이 서류에서 제기한 리스크를 읽어보면 투자자가 소화하기에는 상당히 부담되는 내용이라며 "IPO 투자 여부를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Arm의 사업은 미국과 중국의 긴장이 고조되면서 타격을 받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Arm 차이나의 2분기 매출은 1억3천900만달러(약 1천860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16% 감소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 9일 행정명령을 통해 미국의 자본이 중국의 첨단 반도체와 양자 컴퓨팅, AI 등 3개 분야에 대해 투자하는 것을 규제했으며 반도체 장비·반도체 칩 등에 대한 중국 수출은 이미 통제되고 있다.
cool@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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