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유럽 과학기술대회서 '인간 활동에 의한 지구·환경 변화' 논의
(뮌헨·서울=연합뉴스) 과학기자협회 공동취재단·나확진 기자 = "인간이 지구라는 행성의 작동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해야 합니다. 인간이 지구의 다양한 환경에 미치고 있는 영향을 여러 분야 전문가가 함께 모여 고민해야 할 때입니다."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대학 환경·생물다양성학과 안드레아스 랑 교수는 지난 17일(현지시간) 독일 뮌헨에서 열린 2023 한·유럽 과학기술대회(EKC) '인간 활동에 의한 지구와 환경 변화 - 인류세에서 살기' 세션 기조연설에서 이같이 말했다.
랑 교수는 '유럽 하천 시스템에서 인간의 의도하지 않은 족적'을 주제로 한 발표에서 "하천을 예로 들면 탄소 중립을 중시하는 분야에서는 수력 발전의 필요성을 언급하지만, 생물학·생태학에서는 생물다양성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생물학과 지질학, 기후학, 생태학을 포함해 다양한 분야 전문가가 분야별·지역별 중요 우선순위를 정하며 함께 관리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션 공동 의장을 맡은 오스트리아 비엔나대학 지질학과 이은영 박사는 "제2차 세계 대전 이후 산업발전과 에너지 소비, 운송 등 인간의 다양한 활동은 자연의 힘을 압도하고 있다"며 현 지질 시대가 마지막 빙하기 이후 1만1천700년간 이어지고 있는 '홀로세'(충적세·Holocene)가 아니라 인류가 지구 기후와 생태계를 변화시켜 만들어진 '인류세'(Anthropocene)로 접어들었다고 설명했다.
이 박사는 "특히 인간은 알루미늄과 콘크리트, 플라스틱 등 인위적 재료를 만들어 냈고 이를 통해 쌓인 층서학적 신호는 기존 홀로세를 분명히 넘어선다"고 강조했다.
현 지질시대를 인류세로 변경할지는 다수 지질학자가 참여한 인류세 실무그룹(AWG)의 논의와 국제층서위원회(ICS)의 결정, 국제지질과학연맹(IUGS) 집행위원회 승인을 거쳐 내년 8월 부산에서 열리는 세계지질과학총회(IGC)에서 공포될 가능성이 있다.
이날 세션에서는 인류 활동으로 인한 환경 피해를 막고 지구온난화에 대응하기 위한 방안도 논의됐다.
'지속가능한 커피'라는 주제로 발표한 서울대 이승훈 박사는 스마트팜을 통한 커피 등 농작물 재배가 탄소 배출을 줄이는 데 기여할 수 있다는 의견을 냈다.
이 박사는 "2045년 넷제로를 달성한다고 해도 농업 분야에서는 농업생산과 토지이용이라는 기본적인 산업의 속성으로 인해 탄소 배출량이 쉽게 줄어들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스마트팜을 통한 작물 재배는 단위 면적당 생산량을 늘려주기 때문에 토지 이용에 대한 탄소 배출량을 줄일 수 있다"며 "스마트팜이 에너지를 많이 사용한다는 지적도 있지만, 이는 과학이 해결해 나가고 있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노르웨이 과학기술대학교 김병두 박사는 '스마트폰 앱을 통한 지속 가능한 라이프스타일 촉진'이라는 주제 발표를 통해 유럽 14국 15개 도시에서 진행 중인 '캠페이너스 프로젝트'의 파일럿 연구 결과를 소개했다.
그는 "이 프로젝트는 모바일 앱을 사용해 유기농 식품을 사용하고 자동차 이용을 줄이는 등 개인의 행동 변화를 촉진하는 데 목적이 있다"며 "기후변화에 대응하고 이를 완화하기 위한 중요한 요소 중 하나는 시민참여"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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