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릭스 정상회의 화상연설…"내년 회의 러 카잔서 개최 추진"
(이스탄불=연합뉴스) 조성흠 특파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서 전쟁을 일으킨 것은 서방이며, 러시아는 평화로운 사태 해결을 원한다는 주장을 되풀이했다.
23일(현지시간) 로이터, 스푸트니크 통신에 따르면 이날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열리고 있는 브릭스(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신흥 경제 5개국) 정상회의에 화상으로 참석한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해 "서방과 서방의 지원을 받은 우크라이나 정권이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주민을 상대로 벌인 전쟁을 끝내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러시아는 자신의 문화와 전통, 언어를 위해 싸우는 이들을 지지하기로 했다"면서 평화로운 수단을 통한 정당한 사태 해결을 추구한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발언은 2014년 우크라이나에서 친러시아 정권을 축출한 유로마이단 혁명으로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전쟁이 시작됐으며, 러시아를 붕괴시키려는 서방의 계획 때문에 이 같은 상황이 초래됐다는 자신의 기존 주장과 동일한 것이다.
푸틴 대통령은 서방 중심의 세계 질서에 맞서 브릭스와의 협력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도 재확인했다.
그는 "우리는 일부 국가가 전파하는 모든 헤게모니에 반대한다"며 "브릭스는 갈수록 영향력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브릭스 내에 물류 협력을 다룰 상설 교통 위원회를 설립하고, 브릭스 내에서 각국 통화를 이용한 거래를 확대하는 동시에 은행 간 협력을 강화하자고 제안했다.
아울러 푸틴 대통령은 세계 무대에서 브릭스의 역할을 강화하기 위해 내년 러시아 카잔에서 브릭스 정상회의를 개최할 뜻이 있다고 밝혔다.
애초 푸틴 대통령은 이번 회의에 직접 참석하려 했으나, 국제형사재판소(ICC)에서 전쟁범죄 혐의로 체포영장을 발부한 탓에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을 참석시키고 자신은 화상으로 참석을 대체했다.
그는 회의 개막일인 전날 화상 연설을 통해서는 브릭스가 평등과 협력에 기반한 기구로서 세계 다수의 염원에 부응하고 있다고 평가하면서 브릭스 내에서 식량 및 에너지 협력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아프리카 식량난 해결을 위해 6개국에 2만5천~5만t의 곡물을 무상으로 공급하기 위한 협상이 마무리 단계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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