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 검열 따른 정신적 충격, 낮은 급여 등으로 피소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김태종 특파원 = 아프리카 케냐에서 열악한 근무조건 등을 이유로 2조원대 피소를 당한 페이스북 모회사 메타가 법정 다툼 대신 콘텐츠 조정자들과 합의에 나서기로 했다.
23일(현지시간) AP 통신 등에 따르면 메타는 정신적 피해 등으로 소송을 제기한 184명의 콘텐츠 조정자와 법정 밖 해결을 위한 중재 시도에 동의했다.
이에 따라 메타는 케냐 전직 법관 등 제3자의 중재 하에 향후 21일간 이들과 합의를 시도하게 된다. 합의에 도달하지 못하면 법원 판단을 받게 된다.
메타는 사마라는 아웃소싱 회사를 통해 아프리카에서 콘텐츠 조정자를 채용하고, 소셜미디어 페이스북의 콘텐츠 검열 업무를 맡겼다.
이들의 주요 업무는 12개의 아프리카 언어로 된 콘텐츠를 심사해 페이스북 커뮤니티 표준 및 서비스 약관을 위반한 콘텐츠를 삭제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들은 지난해 5월 메타와 사마를 상대로 16억 달러(2조1천360억원) 규모의 소송을 제기했다.
메타 등이 유해 콘텐츠를 가려내는 업무를 알리지 않고 직원을 채용했고 하루 8시간 동안 올라오는 끔찍한 콘텐츠로 정신적 충격을 받았다는 것이다.
또 메타 측이 전문적인 상담도 제공하지 않았고 급여는 월 414달러(55만원)로 턱없이 적게 지급됐다고 이들은 주장했다.
이들은 올해 초 사마가 콘텐츠 조정 업무에서 손을 떼면서 해고됐다.
케냐 콘텐츠 조정자들의 이 소송은 메타가 미국 밖에서 이와 관련해 피소된 첫 사례라는 점에서 관심을 끌었다.
2018년 당시 페이스북은 미국에서 페이스북 콘텐츠 검열 업무를 하는 직원들로부터 집단소송을 당했고, 2020년 5천200만 달러(당시 약 617억 5천만원)를 지급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taejong75@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