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찬성에 60% 이상 득표 유력…'이권 카르텔' 혁파 시동 걸릴까
조직안정과 구조개혁 동시 과제…대대적 조직개편·인적쇄신 드라이브 전망
(서울=연합뉴스) 강건택 조성미 기자 = '이권 카르텔' 논란 속에 오랫동안 수장을 찾지 못하고 표류해온 KT[030200]가 29일 차기 대표이사를 확정한다.
KT는 29일 오전 9시 서울 서초구 KT연구개발센터에서 임시 주주총회를 열어 대표이사 선임 등 4개 안건을 처리한다.
업계 등에 따르면 핵심 안건인 김영섭 차기 대표이사 선임 건은 의결 참여 주식 중 60% 이상의 찬성표로 통과될 것이 유력하다.
최대주주(6월말 현재 7.99% 보유)이자 KT 수장 논란의 진원지인 국민연금이 4개 안건에 모두 찬성하기로 방향을 결정했기 때문이다.
현대차그룹과 신한은행 등 다른 주요 주주들도 국민연금의 방침을 따를 것으로 보인다. 외국계 의결권 자문사인 글래스루이스와 ISS는 일찌감치 찬성 입장을 정했다.
임시 주총에서 김 대표 선임이 확정되면 KT는 9개월 만에 새 수장을 맞이하며 경영 공백을 끝내게 된다.
지난해 11월 연임 도전에 나선 구현모 전 대표를 국민연금이 공개 반대하면서 시작된 KT 수장 논란은 여권의 공개 비판 속에 구 전 대표와 윤경림 전 KT 그룹 트랜스포메이션부문장(사장)이 모두 후보직에서 물러나면서 경영 공백 사태로 비화했다.
김 후보자는 LG그룹에 오랫동안 몸담은 'LG맨'이자 재무통이다.
특히 KT 또는 행정부, 정치권 출신이 아닌 다른 통신업계 전문경영인 출신이라는 점이 눈에 띈다. 지난 2014년 LG유플러스[032640] 최고재무책임자(CFO)를 맡아 통신업계를 경험했고, 2015년 말부터 7년간 친정인 LG CNS를 이끌어 정보통신기술(ICT) 분야에 친숙하다.
재계 순위 12위의 '통신 공룡' KT에서 김 후보는 9개월간 이어진 대표 선임 논란으로 어수선한 조직 분위기를 다잡으며 인적 쇄신을 단행하고, 새 성장 전략을 제시하는 등 경영 안정화에 몰두할 것으로 예상된다.
무엇보다 김 후보는 LG CNS 대표 시절 대대적인 조직 개편과 인사 평가 방식 개선, 재무구조 효율화 등을 통해 기업 체질을 개선했다는 일화가 전해지는 만큼 취임 이후 강력한 인적 쇄신 및 업무 효율화 드라이브를 걸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김 후보는 주로 광화문 본사로 출근하면서 임원들로부터 경영 현안들에 관한 보고를 받고 조직 현황을 파악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기존 대표들과 달리 따로 태스크포스(TF)를 꾸리지 않았지만, 워낙 대기업 조직 경험이 풍부해 빠르게 업무를 파악 중이라는 전언이다.
외부 노출을 삼가고 있는 김 후보는 임시 주총 직후에도 별도의 기자회견이나 언론 간담회를 마련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KT 대표로서 김 후보는 오는 9월 7∼8일 서울에서 열리는 세계이동통신사업자연합회(GSMA) 주최 통신 박람회인 '모바일 360 APAC'을 통해 공개 석상에 데뷔한다.
앞으로 김 후보가 KT의 '이권 카르텔'을 어떻게 혁파할지도 주목된다.
김 후보 본인도 최근 이사회와 체결한 경영계약서에서 '대표이사가 임기 중 직무와 관련된 부당한 요구 수용 또는 불법 행위로 회사에 재산상 손해를 입히고 이에 따라 1심에서 벌금형 이상이 선고된 경우 연임에 응모하지 않을 것'이라는 권고사항을 수용, 솔선수범 의지를 보였다.
전임 경영진의 배임과 '일감 몰아주기' 의혹에 관한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김 후보는 조직 안정화와 기업 구조 개혁을 동시에 수행해야 한다는 숙제를 떠안았다.
기업 안팎에서는 김 후보가 우선 조직 안정에 초점을 맞추고 서서히 개혁 작업을 진행할 것이란 관측이 나왔지만, 전날 검찰이 구 전 대표 등의 배임 의혹과 관련해 KT 본사와 계열사들을 압수수색하면서 압박 강도가 세진 만큼 내부 개혁에 속도를 낼 것이란 예상이 다시 힘을 얻기 시작했다.
또 정부가 압박 중인 5G 요금제 인하 방안을 김 후보가 수용할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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