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진과 식사 자리서 "1등" 언급 반복…취임식에서도 "1등 위상 되찾자"
내달 4일께 과기정통부 장관 만나 취임인사…AI사업·통신료 등 논의할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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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강건택 조성미 오규진 기자 = '통신 공룡' KT[030200]의 새 선장이 된 김영섭 대표이사가 취임 직후 1등 통신기업의 위상 회복을 거듭 주문하고 나섰다.
31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김 대표는 전날 취임식을 마친 뒤 이사회 구성원들과 식사를 함께하면서 경영 구상 등에 관한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이 자리에서 김 대표는 최고경영자(CEO)로서의 포부와 관련해 유독 "1등"이라는 단어를 여러 번 반복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말부터 불거진 차기 경영권 논란과 여권의 '이권 카르텔' 집중포화, 전임 경영진의 '일감 몰아주기'와 배임 의혹 등에 관한 검찰 수사 속에 움츠러든 KT의 위상을 국내 1위 통신·IT(정보기술) 기업에 걸맞게 회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는 후문이다.
김 대표는 이사진과의 식사에 앞서 경기 성남시 분당 사옥에서 열린 취임식에서도 직원들과의 대화를 통해 고객, 역량, 실질, 화합 등의 중점 목표를 제시하면서 "이 네 가지를 지향하면 1등 위상은 빠른 시간 내에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발언한 바 있다.
LG CNS를 7년간 이끌었던 김 대표는 "1등 ICT(정보통신기술) 역량이 갖춰지면 다양한 영역에서 성장의 기회가 많을 것"이라며 '1등 역량'을 통해 자연스럽게 신성장 동력을 찾을 수 있다는 견해도 나타냈다.
회사 관계자는 김 대표가 취임 일성으로 내놓은 '1등 KT'에 대해 "구체적으로 특정 사업 분야의 순위를 가리키는 말이 아니라 KT가 통신의 본류인 만큼, 업계 리더십을 다시 찾아와 더욱 강화하자는 뜻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전날 취임식 후 김 대표가 첫 행선지로 과천 네트워크센터를 선택해 현장 방문한 것도 KT의 기본 사업인 통신 부문 리더십을 다져야 한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이런 행보가 구현모 전 대표의 '디지코'(DIGICO·디지털 플랫폼 기업) 전략과의 차별화 의지를 보인 것이라는 해석도 일각에서 나왔지만, 김 대표는 통신과 디지털 전환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취임식에서 김 대표가 "KT는 CT(통신기술)를 잘해왔고 IT(정보기술)에서 좀 더 빠른 속도로 역량을 모아 ICT 고수가 돼야 한다"고 한 것도 기본적으로 디지털 전환의 중요성을 인정한 언급으로 보인다.
김 대표는 다음 달 4일께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을 예방하는 등 KT 최고경영자(CEO)로서 공식 행보를 본격화할 것으로 전해졌다.
취임 인사와 덕담을 주고받는 자리지만, 국산 인공지능(AI) 반도체와 클라우드 인프라를 구축하는 'K 클라우드 프로젝트' 등 KT가 참여하는 정부 사업과 통신 정책을 비롯해 현안에 관한 논의도 이뤄질 것이란 전망이 있다.
특히 정부가 5G 요금제 하한선을 낮출 것을 압박하는 분위기여서 자연스럽게 통신 요금 인하 문제도 의제에 오를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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