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말 이미 코로나19 전 경제 규모 넘어…G7 꼴찌 아니다
(런던=연합뉴스) 최윤정 특파원 = 영국 통계청이 코로나19 시기인 2020년과 2021년의 국내총생산(GDP)을 대폭 상향 수정했다.
통계청은 영국 경제 규모를 보여주는 GDP가 2021년 4분기에 코로나19 사태 전인 2019년 4분기에 비해 0.6% 크다고 1일(현지시간) 밝혔다.
이전엔 1.2% 작은 것으로 추산됐다.
이는 영국 경제가 이미 2021년 말에 코로나19 충격에서 회복했음을 의미한다.
지금까지는 2023년 2분기까지도 GDP가 2019년 4분기에 비해 0.2% 작은 것으로 추정됐는데 사실은 오히려 1.5% 커진 것으로 보인다고 블룸버그통신이 전했다.
그동안 영국은 주요 7개국(G7) 중 경제 회복 속도가 가장 느리다는 평가를 받았는데 이제는 독일이 꼴찌가 됐음을 의미한다고 로이터통신 등이 전했다. 영국은 프랑스, 이탈리아보다 빠르고 일본과 비슷한 수준이다.
다만 다른 국가들은 아직 GDP 확정치를 발표하지 않았다.
통계청은 코로나19가 처음 강타한 2020년 성장률은 -11.0%에서 -10.4%로 올리고 2021년 성장률은 7.6%에서 8.7%로 높였다.
통계청은 "이번 수치 조정은 연간 조사 등에서 자료를 더 많이 확보하면서 기업 비용을 직접 측정하고 가격을 훨씬 상세한 수준에서 조정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통계청은 "기업들이 코로나19 때 안 팔린 물건을 없애지 않고 재고로 그대로 쌓아놨고, 2021년엔 도매업체들과 보건 부문의 생산이 실제론 더 많았다"고 말했다.
제러미 헌트 재무부 장관은 "영국 경제가 생각보다 훨씬 빠르게 팬데믹에서 벗어났다는 사실은 영국 경제를 깎아내리려던 이들이 틀렸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그는 "아직 인플레이션과의 싸움이 남아있다"고 덧붙였다고 BBC 등이 보도했다.
제1야당인 노동당은 내년으로 예상되는 총선을 앞두고 경기 회복 속도가 느리다고 비판해왔다.
투자은행인 팬뮤어 고든의 리서치 책임 겸 이사인 사이먼 프렌치는 GDP 상향 조정이 파운드화 등 영국 자산에 좋은 소식이지만, 영국 중앙은행인 잉글랜드은행(BOE)을 더 '매파(금리 인상 선호)'로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고 더 타임스가 전했다.
이번 GDP 상향 조정에도 불구하고 2020년 성장률이 1709년 영국 전역에 엄청난 양의 서리가 내려 농업 위주 경제가 파탄 났을 때 이후 최악인 점은 그대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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