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연합뉴스) 신창용 특파원 = 주요 7개국(G7) 가운데 유일하게 중국의 일대일로(육상·해상 실크로드) 사업에 참여 중인 이탈리아의 내각에서 일대일로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가 또다시 나왔다.
안사(ANSA) 통신에 따르면 안토니오 타야니 부총리 겸 외무장관은 2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북부 체르노비오에서 열린 연례 암브로세티 경제 포럼에서 "실크로드는 우리가 기대했던 결과를 가져오지 못했다"고 말했다.
타야니 외무장관은 "지난해 이탈리아의 대중국 수출액은 165억 유로(약 23조5천억원)에 그쳤지만, 프랑스는 230억 유로(약 32조7천억원), 독일은 1천70억 유로(약 152조3천억원)에 달했다"며 "우리는 중국과 계속 협력하고 싶지만, 수출에 관한 분석도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 프로젝트 참여를 갱신할지 여부는 의회가 평가한 뒤 결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조르자 멜로니 총리는 지난 6월 28일 하원의원들과 만나 "일대일로 사업에 참여하지 않고도 중국과 좋은 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며 탈퇴를 시사했다.
귀도 크로세토 국방장관은 지난 7월 30일 이탈리아의 한 일간지 인터뷰에서 "4년 전 참여 결정은 즉흥적이고 형편없는 행동이었다"고 말했다.
크로세토 국방장관은 타야니 외무장관과 마찬가지로 일대일로 참여로 이탈리아가 별다른 경제적 실익을 얻지 못했다는 점을 그 근거로 들었다.
멜로니 총리를 필두로 국방장관, 외무장관까지 일대일로에 대해 부정적인 평가를 함에 따라 이탈리아의 일대일로 탈퇴설에 더욱 힘이 실리게 됐다.
2019년 주세페 콘테 총리 시절 G7 국가 중 유일하게 일대일로 사업에 참여한 이탈리아는 사업 5년 차를 앞둔 올해 12월 22일까지 갱신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그때까지 중국에 참여 종료 의사를 통보하지 않으면 사업 참여 기간이 5년간 자동 연장된다.
일대일로는 중국과 중앙아시아, 유럽을 육상과 해상으로 연결해 거대한 경제권을 만든다는 구상이다. 시진핑 국가주석이 집권 초반인 2013년 8월 글로벌 프로젝트로 발표했다.
중국은 이탈리아의 일대일로 탈퇴를 막기 위해 타야니 외무장관을 초대했다.
타야니 외무장관은 이날 오후 중국 베이징으로 출국하기에 앞서 일대일로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를 내놔 중국의 협력 기대에 찬물을 끼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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