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차 몰린 독일 IAA 개막…독일 총리 "더 싼 전기차 팔아달라"

입력 2023-09-06 01:07  

중국차 몰린 독일 IAA 개막…독일 총리 "더 싼 전기차 팔아달라"
벤츠·BMW·VW 차세대 전기차 윤곽…테슬라 바뀐 모델3 첫선
현대·기아차 불참…중국차 전시 2배로 늘어 독일차 육박

(뮌헨=연합뉴스) 이율 특파원 = 세계 4대 모터쇼 중 하나인 독일 뮌헨 'IAA 모빌리티 2023'이 5일(현지시간) 개막했다.
내연기관 신차가 사라진 전시장에서 글로벌 자동차 업계 선두 주자들은 더 싸고, 더 멀리 달리고, 더 빨리 충전할 수 있는 차세대 전기차를 앞다퉈 선보였다.
현대·기아차와 도요타는 참여하지 않은 가운데 글로벌 판매 선두로 올라선 중국 전기차들이 독일 차에 육박할 정도로 대대적으로 몰려와 존재감을 과시했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이날 오후 뮌헨 박람회장에서 제70회 IAA 모빌리티 2023의 개막을 선언했다.
숄츠 총리는 개회사에서 자동차 제조사들에 더 싼 전기차를 팔아달라고 호소하면서 독일 내 전기차 충전소의 대대적인 확충을 예고했다.
그는 최근 독일의 전기차로 전환 속도가 느려졌다면서 2030년까지 독일 도로에 1천500만대의 전기차가 달리도록 하겠다는 정부의 목표를 상기시켰다.
그는 IAA에 대거 몰려온 중국차에 독일 차가 뒤처질 수 있다는 우려를 단호히 일축하면서 "경쟁은 우리를 고무해야지 움츠러들게 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해외로부터 경쟁에 대한 우려는 일본 차나 한국 차가 들어올 때도 있었다며, 독일은 예나 지금이나 자동차산업의 중심지이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자부심을 내비쳤다. 숄츠 총리는 이날 개회사 이후 올해 처음 전시회에 참여한 삼성전자 등의 부스를 방문했다.


2년 전 자동차에서 모빌리티 전시회로 정체성을 바꾼 IAA는 이번에 '연결된 모빌리티를 체험하라(Experience Connected Mobility)'를 주제로 660여개 모빌리티 업체가 참여한 가운데, 두 번째로 뮌헨에서 열렸다.
B2B 고객들은 박람회장에서, 일반 고객들은 뮌헨 시내 곳곳 오픈 스페이스에서 처음 공개되는 신형 전기차와 관련 기술을 만났다.
이번 IAA에서는 중국을 필두로 미국, 한국, 프랑스 등 외국 업체 비중이 절반에 육박할 정도로 크게 높아졌고, 특히 아시아 업체 비중이 41%로 확대됐다. IAA에 참가하는 중국업체 수는 2년 전보다 2배 이상으로 확대됐다.
독일의 전통 강자 메르세데스-벤츠와 BMW, VW는 2024~2025년 출시할 차세대 전기차 콘셉트카를 선보였다.


메르세데스-벤츠는 이번 전시회에서 첫차로서 전기차의 미래를 보여주는 콘셉트카 CLA 클래스를 선보였다. 내년 말 출시를 목표로 하는 CLA클래스는 향후 모든 전기차 모델의 기반이 될 모듈형 아키텍처(MMA) 플랫폼을 기반으로 설계됐다. 1회 주행 시 주행거리를 750km로 늘렸고, 400km 주행을 위한 충전 시간은 15분으로 줄였다.


BMW도 2025년 출시할 차세대 전기차 콘셉트카인 비전 '노이에 클라쎄'를 공개했다. 노이에 클라쎄의 차량설계 플랫폼은 앞으로 모든 BMW 전기차 모델의 기반이 된다. 먼저 SUV가 그다음에는 세단이 출시된다. 현재 전기차보다 충전 속도와 주행거리는 각각 30% 늘어난다.

폭스바겐그룹은 '모두를 위한' 2만5천유로(약 3천582만원)짜리 전기차 ID.2 콘셉트카를 선보였다. 2025년 말 출시를 목표로 한다.
아울러 2026년께 중기적으로 전기·전자 아키텍처가 통합된 미래의 근간이 되는 플랫폼 'SSP'(Scalable Systems Platform)로 전환해 투자 및 연구개발 비용을 약 30% 절감할 것이라고 밝혔다.


폭스바겐과 테슬라를 제치고 자국 시장을 평정한 중국 토종 전기차 업체들은 이번 전시회를 통해 유럽 시장 공략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세계 전기차 판매량 1위를 기록하며 약진 중인 중국 토종 전기차업체 비야디(比亞迪·BYD)는 6개 전기차 모델을 내세우며 2030년까지 유럽 시장 5위로 도약한다는 목표를 밝혔다.


세계 최대 전기차업체 테슬라도 IAA에 복귀하면서, 대표 차종인 모델3의 디자인과 성능을 개선한 모델을 선보였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이번 전시회에 처음 나란히 참가하며 미래 먹거리인 전장 사업에 힘을 실었다. 삼성전자는 차량용 반도체 솔루션을, 삼성 SDI는 미래 전기차 배터리 제품과 기술 포트폴리오를, 삼성디스플레이는 차량용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를 부각했다.


LG전자는 조주완 사장이 직접 참석해 전장사업 전략을 발표했다.
현대모비스도 기아[000270]의 플래그십 전기차 EV9을 전시하고 차량에 적용된 자사의 전동화 핵심 기술인 배터리 시스템과 동력 전달 시스템 등 신기술 20여종을 소개했다.
10일까지 이어지는 이번 전시회에는 70만명의 관람객이 방문할 것으로 예상된다. 2년 전 40만명의 2배에 육박하는 규모다.
yulsid@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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