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위한 소프트웨어 개발…한국서도 개발 많이 할 것"
(뮌헨=연합뉴스) 이율 특파원 = 메르세데스-벤츠의 소프트웨어 개발을 총괄하는 마그누스 외스트버그 최고 소프트웨어 책임자(CSO)는 가장 큰 고민거리로 '스피드'를 꼽았다.
그는 유럽 최대 모터쇼인 독일 IAA 모빌리티 개막을 하루 앞둔 지난 4일(현지시간) 뮌헨 박람회장에서 연합뉴스 등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차량의 하드웨어가 아닌 소프트웨어를 담당하는 그가 스피드를 고민거리로 꼽은 배경에는 자동차 업계가 내연기관차에서 전기차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격화된 생존경쟁이 있다.
외스트버그 CSO는 "시장의 변화가 굉장히 빠른데 각 시장에 필요한 기능을 빠르게 출시하는 스피드가 가장 고민된다"면서 "그렇기 때문에 기반 아키텍처에 투자를 많이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어떤 경우에도 질과 안전, 보안 등을 희생시킬 수 없는데, 이를 시간과 함께 가져가는 게 가장 큰 고민"이라고 덧붙였다.
메르세데스-벤츠는 이번 전시회에서 첫차로서 전기차의 미래를 보여주는 콘셉트카 CLA 클래스를 선보였다.
내년 말 출시를 목표로 하는 CLA클래스는 향후 모든 전기차 모델의 기반이 될 모듈형 아키텍처(MMA) 플랫폼을 기반으로 설계되고 전용 운영체제(MB.OS)가 탑재된다.
CLA클래스의 '머리'에 해당하는 운영체제는 자동차를 단순 이동수단이 아닌 새로운 차원의 동반자로 재정의한다.
더운 날씨에 어린이가 차 안에 방치되는 위험을 방지하기 위해 '첨단 어린이 감지 시스템'이 탑재된다. 차량 내 센서를 통해 이용자가 원하는 것을 예측해주는 가상의 어시스턴트를 두는 것도 검토 중이다.
CLA클래스는 거의 모든 유형의 도로에서 부분 자동화 주행이 가능하며, 다차선 도로에서 차선을 바꾸는 것을 돕고, 좁은 주차 공간을 자동으로 드나드는 등 향상된 레벨2 수준의 자율주행 기능이 가능하다.
벤츠는 레벨3 자율주행을 미국 캘리포니아주와 네바다주, 독일에서 승인받은 유일한 완성차회사다. 레벨3 자율주행 승인 여부는 이제 법적인 문제라고 그는 설명했다.
외스트버그 CSO는 앞서 지난 2월 메르세데스-벤츠 북미 R&D센터에서 한국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자율주행 레벨3 출시는 미국과 중국의 일부 도시에 이어 다음은 한국이 될 것"이라며 "(한국) 정부와 논의를 하고 있고, 빠른 진전이 있기를 바란다"고 밝힌 바 있다.
내년부터 출시되는 E클래스 등의 차량에 TMAP이 탑재될 예정이라고 밝힌 그는 TMAP 외에도 SK그룹의 스트리밍 등 다른 디지털 서비스와 관련한 협업에 대해 협의중이라며 연내 구체적인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메르세데스-벤츠는 운영체제를 기반으로 지역별로 현지에서 잘 돌아가는 시스템을 플러그인해 필요한 서비스를 응용시킬 수 있도록 한다. 지도의 경우 서방에서는 구글맵을, 한국에서는 TMAP을, 중국에서는 에이맵을 쓰는 식이다. 이를 통해 빠르게 새로운 서비스를 고객에게 맞게 제공할 수 있게 된다.
그는 한국과 중국 등 아시아 고객의 연령층이 유럽 고객보다 훨씬 젊고, 굉장히 기술을 잘 다루는 이들이 많은 것으로 확인했다며, 아시아에서 아시아를 위해 소프트웨어를 개발한다는 전략을 세웠다고 설명했다.
이에 중국에 소프트웨어 개발 인원을 1천명에서 2천명으로 늘렸고, 한국도 한국 내에서 소프트웨어 개발을 많이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yulsid@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