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인프라 건설 특별채로 지방부채 상환"…'빚내서 빚갚는 꼴'

입력 2023-09-07 10:24  

"中, 인프라 건설 특별채로 지방부채 상환"…'빚내서 빚갚는 꼴'
시노링크증권 분석…"허베이성 6개 도시, 부채 상환 등에 써"

(서울=연합뉴스) 인교준 기자 = 중국 당국이 민간 부문의 투자 부족을 메꾸려고 발행한 인프라 건설용 특별채권이 지방부채 상환 용도로도 쓰인 것으로 확인됐다고 블룸버그통신이 7일 보도했다.
이는 중국 지방정부의 심각한 부채 위기를 반영한 것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이 통신은 중국 내 31개 성·시·자치구 중 25곳의 2022년 예산 감사 보고서를 분석한 중국 시노링크 증권 자료를 인용해 이같이 전했다.

실례로 허베이성의 6개 도시는 특별채권 판매로 조달한 자금 56억 위안(약 1조200억원)을 부채 상환 등의 용도로 쓴 것으로 집계됐다.
중국 지방정부의 부채와 관련해선 아직 정확한 액수조차 확인되지 않았다. 지방정부는 자금 조달용 특수법인인 'LGFV'(local government financing vehicles)를 통해 돈을 끌어다 써왔다. 이는 공식 데이터에 잡히지 않는 이른바 '숨겨진 부채'다.
지난 4월 말 채무 잔액이 37조 위안(약 6천644조원)이라고 밝힌 중국 재정부의 발표와는 달리 월가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는 LGFV 부채를 포함해 지방정부의 총부채가 약 23조 달러(약 3경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지난 2월 국제통화기금(IMF)은 중국 내 LGFV 조달 자금이 2019년 40조 위안(약 7천183조원)에서 2022년 말 66조 위안(약 1경1천852조원)으로 늘어난 것으로 추정했다.
IMF에 따르면 중국 국내총생산(GDP) 대비 숨겨진 지방정부 부채 비율은 2018년 38%, 2019년 40%, 2020년 44%, 2021년 44%, 2022년 47%, 2023년 53%로 가파른 상승세다.
특히 최근 중국 경기 침체가 장기화하는 가운데 각 LGFV 차입금의 이자조차 내기 어려운 상황에 부닥치자 일부 지방정부는 중앙정부가 인프라 건설용으로 허가한 특별채권 조달 자금을 부채 상황에 쓰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노링크 증권의 분석을 보면 랴오닝성의 9개 시·현 정부는 특별채권 매각 대금 중 6억600만 위안(약 1천96억원)을 공무원 급여 지급, 운영비 등으로 썼다.
이외에도 25개 성·시·자치구의 80%가 인프라 건설용 특별채권 자금을 준비가 미흡한 사업에 투자하는 등 제대로 운용하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중국 중앙정부는 올해 3조8천억 위안(약 694조원) 규모의 인프라 건설용 특별채권 할당량을 9월까지 모두 발행하고 조달한 자금을 10월 말까지 사용하도록 지시했다고 블룸버그가 전했다.
kjih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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