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양책에 제조업 경기 개선 가능성…한국·대만으로부터 수입 20% 이상 급감
(베이징·서울=연합뉴스) 정성조 특파원 홍제성 기자 = 중국의 8월 수출액이 두 달 만에 한 자릿수 감소세로 돌아섰다.
7일 중국 세관 당국인 해관총서에 따르면 8월 수출액은 2천848억7천만 달러(약 380조원)로 전년 동기대비 8.8% 줄어들었다.
이는 두 자릿수 감소를 기록했던 6월(-12.4%)과 7월(-14.5%)에 비해서는 다소 호전된 것이며, 시장 전망치보다 높았다.
앞서 로이터통신은 경제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8월 수출이 9.2% 줄어들 것으로 예상한 바 있다.
중국의 수출 증가율은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2월까지 5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이어가다 지난 3월(+14.8%) 반등한 뒤 4월(+8.5%)에도 증가세를 이어가는 듯했지만, 5월(-7.5%)부터 다시 마이너스로 전환해 6∼7월 두 달간 두 자릿수 감소를 기록한 바 있다.
미국, 프랑스, 독일 등으로의 수출이 각각 두 자릿수 감소를 기록한 가운데 중국과 갈등이 고조되고 있는 대만으로의 수출은 22.4%나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러시아로의 수출은 전년 동기대비 63.2% 증가해 '신냉전' 기류 속에 밀착하고 있는 중국과 러시아의 관계가 통계 수치로도 증명됐다.
아프리카로의 수출도 10.2% 늘었으며, 제1의 무역 파트너인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에 대한 수출은 3.6% 줄어 상대적으로 감소 폭이 작았다.
중국의 수출이 줄어든 것은 기본적으로는 세계적 수요 위축 속에 중국 제조업 경기의 전반적 부진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그럼에도 두 달 만에 감소세가 누그러지자 유동성 공급을 비롯한 중국의 경기 부양책으로 제조업 경기가 다소 호전되고 있다는 관측도 낳고 있다.
중국의 8월 공식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49.7로 50 이하인 경기 수축 국면은 계속되고 있지만, 6∼7월보다는 소폭 상승한 바 있다.
로이터는 최근 경제 성장을 촉진하고 주택 매수자를 지원하기 위해 중국 중앙은행과 규제당국이 일련의 조치를 발표했다고 언급했다.
그러나 애널리스트들은 여전히 이런 조치에도 노동시장 회복 등 영향이 미미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내수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수입도 감소세가 둔화했다.
8월 수입은 2천165억1천만 달러(약 289조원)로 전년 동기대비 7.3% 감소했다.
이는 역시 전달(-12.4%)과 전망치(-9.0%)를 모두 웃돈 수치다.
대부분 지역으로부터의 수입이 감소한 가운데, 한국과 대만으로부터의 수입이 각각 24.2%와 20.9% 줄어 나란히 20% 이상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으로부터의 수입도 16.7% 감소했다.
이를 두고 중국이 일본의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일본 정부 명칭 '처리수') 해양 방류에 항의하며 일본산 수산물 수입을 전면 금지한 조치 등이 일부 영향을 줬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중국의 8월 전체 무역규모는 5천13억8천만 달러(약 668조원)로 전년 동기 대비 8.2% 감소했다.
다만 위안화를 기준으로 보면 8월 무역규모는 전년 동기대비 2.5% 감소했지만, 7월보다는 3.9% 증가했다고 해관총서는 밝혔다.
8월 중국의 무역흑자는 683억6천만 달러(약 91조원)로 7월(806억 달러)과 시장 전망치에 비해서는 줄어들었다.
한편 해관총서는 이날 1월부터 8월까지 8개월간의 무역통계와 특징도 함께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중국의 아세안 상대 수입과 수출이 모두 증가했으며 유럽연합(EU)과 미국으로부터의 수입도 증가했다.
해관총서는 지난 8개월간 일반 무역의 수출입이 증가하고 비중도 늘어났으며 민영(민간)기업의 수출도 늘어났다며 "8개월간의 중국의 무역은 기본적으로 안정을 유지했다"고 평가했다.
js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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