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연합뉴스) 신창용 특파원 = 이탈리아 정부의 국내선 항공료 상한제 도입 방침에 유럽 최대의 저가 항공사인 라이언에어가 항공편 축소로 맞불을 놨다.
7일(현지시간) 안사(ANSA) 통신에 따르면 제이슨 맥기니스 라이언에어 최고사업책임자(CCO)는 이날 이탈리아 사르데냐섬 칼리아리에서 취재진과 만나 "올겨울 사르데냐섬에 오가는 항공편을 8% 감축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맥기니스 CCO는 "원래 계획보다 거의 10%를 감축하는 것은 전적으로 이탈리아 정부의 법안과 관련이 있다"며 "이는 완전히 불법이며, 비수기에는 연결성을 줄이는 결과만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초 이탈리아 정부는 여름 휴가철을 맞아 국내선 항공료가 천정부지로 치솟자 가격 인상 억제에 나섰다.
정부가 마련한 법안에는 이탈리아 본토와 시칠리아섬, 사르데냐섬 간 국내선 항공료를 평균 가격의 200% 이상 인상하는 것을 금지하는 내용이 담겼다.
'여름 특수'를 기대했던 저가 항공사들은 이탈리아 정부의 방침에 강하게 반발했다.
이탈리아 국내선 항공 시장의 40% 이상을 점유하는 라이언에어의 에디 윌슨 최고경영자(CEO)는 이에 대해 "터무니없고 불법적"이라며 "옛소련의 스타일과 흡사하다"고 성토했다.
라이언에어뿐만 아니라 루프트한자, 이지젯, 아메리칸 에어라인, 델타 항공 등 이탈리아에서 운항하는 다른 항공사들도 이탈리아 정부의 결정이 유럽연합(EU)의 자유 시장 원칙을 위반했다고 비난했다.
라이언에어는 해당 법안의 의회 부결을 목표로 항공편 축소 등 실력 행사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맥기니스 CCO는 사르데냐섬을 시작으로 조만간 시칠리아섬에 오가는 항공편도 감축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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