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연합뉴스) 한종구 특파원 = 윤석열 대통령과 리창 중국 총리의 회담에 대해 중국 관영매체가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한미일 밀착을 강하게 경계하는 모습을 보였다.
관영 환구시보와 글로벌타임스는 8일 공동 사설을 통해 전날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린 한중 회담에서 윤 대통령과 리 총리의 발언을 소개하며 "만남 자체와 회담 내용 모두 비교적 긍정적 신호를 보냈다"고 평가했다.
또 "중국과 한국은 고위급 소통을 강화하고 이견을 해소·관리하며 오해를 없애고 협력을 훼손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다행히 중한 양국은 관계를 개선하고 서로를 향해 나아가려는 의지가 있으며 양국의 협력은 광범위하고 견고하다"고 밝혔다.
신문은 그러나 윤 대통령이 리 총리와의 회담에서 동북아 3국을 '한중일'이 아닌 '한일중'으로 언급한 점에 주목했다.
사설의 제목도 '윤석열 한일중 발언, 한국인만 이상하게 들리지 않는다'였다.
신문은 "한국 언론은 윤 대통령이 과거 관용적으로 사용하던 '한중일' 표현 순서를 '한일중'으로 바꾼 점에 주목했다"며 "이것은 많은 한국인에게 이상하게 들렸고, 일부 네티즌은 '일한중'이 정확한 순서라고 비꼬기도 했다"고 적었다.
이어 "윤석열 정부는 일본에 친화적인 태도를 표현하는 데 신경 쓰고 있지만 한국과 주변에서 의구심과 반대를 불러일으키고 있다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한국 정부가 일본과 화해를 추진하는 것은 윤석열 정부의 대외 전략 조정의 결과이자 미국이 작성한 시나리오라는 주장도 했다.
신문은 그러면서 "한국이 과거 상대적으로 독립되고 균형적인 역할에서 미국의 중국 포위 전초기지로 바뀌고 있다는 의심을 할 여지가 많다"며 "이런 상황에서 한국이 일본과의 친밀함을 강조하면 중일한 3국의 구도에 불균형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견제의 목소리를 냈다.
한편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6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현지 프레스룸에서 기자들과 만나 '한일중' 언급에 대해 "우리 정부 들어 가치와 자유의 연대를 기초로 미, 일과 보다 긴밀한 협력이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한일중 정상회의의 경우 일본-중국-한국 순으로 개최국을 맡는 순번이 정착됨에 따라 우리 정부는 2010년대 초반부터 '한일중'을 공식 표기법으로 써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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