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전 美 제재대상에 올랐던 리상푸, 올해 3월 국방부장에 임명
(베이징=연합뉴스) 한종구 특파원 = 중국 국방부장이 2주 가까이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가운데 주일 미국대사가 중국 고위 관리들이 잇따라 실종되고 있다고 주장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람 이매뉴얼 일본 주재 미국대사는 지난 8일 주일대사의 X(옛 트위터) 계정에 "시 주석의 내각 라인업이 애거사 크리스티(영국 소설가)의 소설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와 닮았다"며 "처음에는 친강 외교부장, 그리고 로켓군 사령관이 실종된 뒤 이어 이제 리상푸 국방부장이 2주 동안 공개석상에서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고 썼다.
이어 "누가 이번 실업 레이스에서 승리할 것인가"라며 "중국 청년인가, 시진핑의 내각인가"라고 반문했다.
이매뉴얼 대사는 그러면서 '베이징 빌딩의 미스터리'라는 해시태그까지 붙였다.
소설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는 무인도 별장에 초대받은 8명의 남녀와 별장의 하인 부부를 포함한 10명이 폭풍우로 인해 아무도 섬을 떠나지 못하는 가운데 한 명씩 살해당하지만, 누가 범인인지 아무도 알지 못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친강 전 외교부장과 로켓군 고위직 인사들이 사라지고 다른 인사들이 그 자리를 대신한 데 이어 리상푸 부장도 같은 길을 걷는 게 아니냐는 글로 해석된다.
리 부장은 지난달 29일 베이징에서 열린 중국·아프리카 평화안보포럼에서 기조연설을 한 뒤 전날까지 12일째 관영 언론에서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리 부장은 중앙군사위원회 장비발전부장 재임 당시인 2018년 러시아로부터 수호이(Su)-35 전투기 10대와 S-400 방공 미사일 시스템을 불법 구매했다는 이유로
미국의 제재 대상에 올랐다. 그럼에도 중국은 올해 3월 그를 국방부장으로 임명한 바 있다.
중국은 리 부장이 처한 상황에 대해 모른다고 공식 발표했다.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1일 오후 열린 정례 브리핑에서 이매뉴얼 대사의 리상푸 부장 실종 의혹 제기에 대한 입장을 묻는 말에 "나는 당신이 언급한 상황을 이해하지 못한다"고 답변했다.
jk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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