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민간 예비군 훈련기관 '흑곰학원' 허청후이 설립자 주장
(서울=연합뉴스) 정재용 기자 = 대만의 사설 예비군 훈련기관인 '헤이슝(黑熊·흑곰)학원' 설립자가 중국이 대만을 겨냥해 심리·여론·법률 등 3개 분야의 삼전(三戰)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12일 대만 중앙통신사와 타이완뉴스 등에 따르면 헤이슝 학원의 허청후이(何澄輝) 공동설립자는 최근 리투아니아 수도 빌뉴스에서 세계대만인동향회연합회, 구주대만협회연합회, 헤이슝학원 공동 주최로 열린 연례회의에서 중국과 대만 간 양안 갈등이 다면적인 전략 및 첨단기술 능력과 연관돼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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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안보협회 사무차장이자 전략연구가인 허 설립자는 중국의 대만 침공이 이뤄진다면 그것은 해상 및 공중 작전과 연관돼 있다면서 대만해협의 공중과 해역에 대한 통제권을 행사할 수 있는 관건은 누가 해상과 공중의 목표물을 먼저 탐지할 능력을 확보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허 설립자는 중국이 대만을 겨냥해 군사적 압박 이외에 법률, 심리, 여론 등 이른바 '삼전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첫째, 법률전 전략은 군사적 행동을 위한 구실을 만들기 위한 전략으로, 중국의 반분열국가법(反分裂國家法) 제정이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중국이 2005년부터 시행하고 있는 반분열국가법은 대만을 중국 영토의 일부로 간주하고 대만 병합을 위한 무력 사용을 정당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둘째, 심리전 전략은 특정 개인, 특히 의사결정권자들이나 군 지휘관들을 목표로 한 전략이다.
중국은 대만 내 부역자를 만들거나 대만을 굴복시킬 목적으로 핵심적인 대만인에게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해 포섭 공작 및 뇌물 제공 등의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고 허 설립자는 전했다.
셋째, 여론전 전략은 국내적 또는 국제적으로 대중의 공감을 끌어내기 위한 전략이라고 허 설립자는 설명했다.
허 설립자에 따르면 중국은 대만 정부에 대한 대만인들의 지지나 외부 영향에 대한 저항을 누그러뜨리기 위해 대만의 일반 대중은 물론 특정 목표 집단을 대상으로 여론을 조작하고 있다.
이러한 중국의 여론전 전략으로는 허위 정보 유포, 선전 선동, 대만 정부의 신뢰 훼손 등을 꼽을 수 있다고 허 설립자는 설명했다.
현대전은 더는 군사력만의 책무가 아니며 국가 전체 국민의 책무라고 그는 강조했다.
헤이슝 학원은 2021년 허 설립자와 타이베이대 범죄학 연구소 선보양(沈伯洋) 교수가 공동으로 설립한 민간 군사 훈련기관이다.
대만을 겨냥한 중국의 군사적 위협이 커지고 이에 대한 대만 주민들의 불안감이 커지는 상황에서 민간 주도로 방어 능력을 강화하자는 취지에서 설립됐다.
특히 헤이슝 학원은 일종의 민간 예비군인 '흑곰용사' 300만 명을 양성하는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헤이슝 학원은 총 300만 명에게 향후 3년간 기초 군사훈련, 응급구조, 무인기(드론) 조종, 라디오 통신 교육 등을 실시해 국방의 기틀을 다진다는 계획이다.
이러한 흑곰용사 300만명 양성 프로젝트 추진에는 대만 2위 반도체 기업 유나이티드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UMC)의 차오싱청(曹興誠) 전 회장의 후원이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차오 전 회장은 지난해 9월 1일 기자회견을 열고, 중국의 대만 침공에 대비해 향후 3년간 흑곰용사 300만 명을 육성하겠다면서 이를 위해 30억 대만달러(약 1천350억 원)의 사재를 기부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jj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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